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을 맡았던 신종오 서울고등법원 판사(55·연수원 27기)가 6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로 추정되는 문서를 확보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전 1시께 서초동 서울고법 청사 5층 테라스 화단 인근에서 신 판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 판사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판사는 발견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수사당국은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판사가 건물 옥상에서 투신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장 CCTV와 주변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유서로 추정되는 문서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문서에는 ‘죄송하다. 스스로 떠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고, 판결 내용과 관련한 언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판사는 지난달 28일 선고된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5-2부 재판장이었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징역 1년8개월을 선고받은 김 여사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신 판사는 지난 2월 서울고법 형사15-2부 재판장으로 부임한 이후 격무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1부가 내란전담재판부로 지정되면서 1부 사건이 모두 15-1~3부에 배당됐기 때문이다. 한 동료 법관은 “신 판사가 주말과 휴일에도 일하면서 주변에 업무 과중과 스트레스를 호소한 적이 꽤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신 판사는 지난 2월 6일 김 여사 항소심 사건을 접수한 뒤 약 80일 만에 선고를 내렸다. 특검법상 항소심 선고는 1심 선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신 판사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법원 내부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지방에 근무하는 한 부장판사는 “재판소원, 법왜곡죄 등 도입으로 위축되고 ‘살인적인 업무’까지 떠안으면서 힘들어하는 판사가 많다”고 전했다.
1971년생인 신 판사는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8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2001년 서울지법 의정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2023년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선정한 우수 법관에 이름을 올렸다.
최영총/이인혁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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