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줄줄이 인하하는 상황이지만 사모 크레딧은 여전히 매력적 투자처입니다.”
피터 글레이저 맥쿼리자산운용 크레딧부문 대표(사진)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가 내려가도 사모 크레딧은 연 7~9.5%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이끄는 맥쿼리자산운용 크레딧부문의 운용자산(AUM)은 2200억달러(약 316조원)에 달한다.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와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등을 거친 글레이저 대표는 2022년 맥쿼리자산운용에 합류한 뒤부터 크레딧부문을 이끌고 있다.
글레이저 대표는 사모 크레딧 시장이 통화정책 전환으로 받을 영향이 크지 않을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모 크레딧 펀드는 고금리 시기에 마진과 수수료를 낮춰 연 9~9.5% 수준의 수익률을, 제로금리 시기에는 마진과 수수료를 높여 7~7.5%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며 “수익률의 구성이 바뀌지만 금리 인하기에도 사모 크레딧 펀드는 안정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노란우산공제회 등이 사모 크레딧 펀드를 대상으로 출자사업을 진행했다. 사모 크레딧 시장에 대한 연기금·공제회의 관심이 커졌다. 글레이저 대표는 “기관투자가가 사모 크레딧에 출자를 늘리는 것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사모 크레딧 펀드는 사모주식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적정 수익률을 거둘 수 있어 기관이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사모주식 펀드만큼의 수익률을 사모 크레딧 펀드에서도 올릴 수 있다”며 “안전하게 적정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만큼 연기금·공제회의 자금은 몰리고 있다”고 했다.
글레이저 대표는 한국 사모 크레딧 시장이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이 은행 창구가 아닌 증권사를 찾아 자금을 조달하는 움직임이 빈번해진 것을 놓고 사모 크레딧 시장이 열리는 신호로 해석했다. 그는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나날이 커지는 만큼 이 수요를 은행 홀로 충족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며 “증권사를 넘어 결국 사모 크레딧 펀드의 도움을 받는 방향으로 기업들이 자급 조달 채널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