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간 中은 '관세폭탄' 울상…美 베팅한 한국타이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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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방문한 미국 테네시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직원이 생산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테네시 공장에 내년까지 2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연간 생산량을 1200만 개로 지금보다 두 배 늘릴 계획이다.  클라크스빌=김진원 기자

이달 초 방문한 미국 테네시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직원이 생산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테네시 공장에 내년까지 2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연간 생산량을 1200만 개로 지금보다 두 배 늘릴 계획이다. 클라크스빌=김진원 기자

미국 동남부에 있는 테네시주는 8개 주(켄터키·버지니아·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앨라배마·미시시피·아칸소·미주리)와 맞닿아 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인접 지역이 가장 많다. 미국 전역에 물자를 실어 나르는 데 최적화한 교통 요충지란 얘기다.

한국타이어가 테네시주 주도 내슈빌에서 북서쪽으로 약 70㎞ 떨어진 클라크스빌에 터를 잡은 이유다. 한국타이어는 내년까지 15억7000만달러(약 2조2000억원)를 이곳에 투자해 현지 타이어 생산량을 두 배 이상(2024년 550만 개→2026년 1200만 개)으로 늘릴 계획이다. 글로벌 타이어 생산거점인 중국과 멕시코에 관세 폭탄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미국 생산 확대’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이달 초 찾은 한국타이어 테네시 공장에선 2공장 철골 구조물 공사가 한창이었다. 생김새와 크기 측면에서 2017년 준공한 제1공장과 똑같은 ‘쌍둥이’다. 1공장에 투입한 인공지능(AI) 로봇팔과 무인운반차(AGV)를 2공장에도 넣어 스마트공장으로 지을 계획이다. 창고까지 포함한 테네시 공장의 전체 부지면적은 189만㎡에 이른다.

한국타이어는 여기에서 생산한 타이어를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도요타 켄터키 공장 등에 공급한다. 총 6개 완성차 회사에 20여 개 사이즈를 납품한다. 제2공장이 완공되는 2026년에는 공급 업체(9개 완성차 회사)와 공급 사이즈(35개 이상) 모두 대폭 늘어난다. 최인태 한국타이어 미국법인장은 “내년에는 한국타이어를 달고 출고되는 모델이 250여 개로 지금의 두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가 트럼프 2.0 시대 최대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타이어에 매긴 65% 고율 관세를 피할 목적으로 멕시코에 공장을 세운 중국 업체는 미국 수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중국 최대 타이어 기업 ZC러버는 5억달러(약 7500억원)를 들여 작년부터 멕시코 북부에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세계 20위권 타이어 회사 사이룬진유그룹은 2023년 멕시코에 2억4000만달러를 투자해 연간 6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타이어 공장을 세웠다.

미국 타이어제조사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운영 중인 타이어 공장은 57곳이다. 대다수가 지은 지 20년이 넘은 낡은 공장이다. 연 생산량도 300만 개에 불과하다. 생산 규모와 설비 효율 측면에서 한국타이어 테네시 공장의 경쟁 상대가 안 된다.

위협 요인도 있다. 트럼프 정부의 보편관세가 천연고무 등 원자재 수입 비용을 끌어올리면 타이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소비자의 타이어 교체 주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클라크스빌=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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