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왜 하필 반도체 불장에 삼전닉스 레버리지를 허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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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된 지난 27일, 코스피는 또다시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 축하할 만한 일은 아니다.

한 증권사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되면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2개에 절대적으로 압축된 지수 상승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상승 종목은 75개에 불과했고, 826개 종목은 하락해서다.

금융감독원은 2배 레버리지 상품을 두고 “이론적으로 하루 최대 60%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상장 첫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대금은 10조원을 넘어섰고, 상품 거래 전 투자자 교육 신청자는 25만명에 육박했다. 의무 교육을 듣기 위해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금융투자교육원 사이트는 온종일 마비 상태에 가까웠다.

현재 국내 증시 상승 사실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의존하는 구조에 가깝다. 상당수 종목은 소외된 채 일부 반도체 대형주에만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종목에만 2배 레버리지 상품까지 허용한 건 시장 쏠림을 더 키울 수 있다.

금융당국 내부 온도차도 묘하다. 금융위원회는 시장 활성화와 해외 투자 수요의 국내 유턴 효과를 강조했지만, 금융감독원은 과도한 마케팅 자제를 요청하며 연일 위험성을 경고했다. 불붙은 반도체 쏠림 장세에 초고위험 단타 상품 시장을 열어놓고 뒤늦게 투자자들에게 신중하라고 말하는 모습은 어딘가 아이러니하다. 결국 시장이 흔들릴 경우 그 위험은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 몫이 된다.

문득 “돈을 잃는 것보다, 다들 돈 버는데 나만 못 벌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더 무섭다”던 한 지인의 말이 떠오른다. 최근 시장 분위기를 보고 있자면 그 말이 어딘가 씁쓸하게 들린다. 불안과 조급함이 투자 판단까지 밀어붙이는 지금 같은 분위기 속에서, 과연 개인들이 어디까지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을지 선뜻 자신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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