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부상 등으로 입지 좁아지자
“팀 옮기고 싶다” 요청에 구단 수용
서울은 25일 “우리 구단을 대표하는 스타인 기성용과의 동행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고 알렸다. 기성용과 서울의 계약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하지만 기성용이 올 시즌 서울에서 출전 기회를 얻기가 어렵다는 걸 확인한 뒤 더 많이 뛸 수 있는 팀으로 옮기고 싶다고 요청했고 이를 구단이 수용했다.
미드필더 기성용은 2006년 서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09년 셀틱(스코틀랜드)으로 이적했다. 2020년에 유럽 리그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줄곧 서울에서 뛰었다. 국가대표로 A매치 110경기(10골)를 뛴 기성용은 서울이 배출한 최고 스타다. 기성용은 K리그에서는 서울 유니폼을 입고 통산 198경기에 출전해 14골 19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부상 등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4월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쳐 재활에 집중했던 기성용은 최근 훈련에 복귀했지만 김기동 서울 감독(53)은 기성용을 21일 전북전(1-1·무승부) 엔트리에 넣지 않았다. 기성용은 김 감독과 면담한 뒤 자신이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다고 판단해 이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은 이날 팀 클럽하우스인 경기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팬들을 만나 “내부에서 (나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 해 이적을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올 시즌을 앞두고 리그 정상급 선수를 대거 영입해 우승 후보로 꼽혔던 서울은 25일 현재 12개 팀 중 7위에 머물고 있다.
팀의 레전드인 기성용의 이적 소식에 서울 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팬들은 훈련장에 근조화환을 보내고 모기업인 GS그룹 건물 앞에서 트럭시위를 벌였다. 서울 관계자는 “기성용이 선수 생활을 마감하면 은퇴식을 함께하기로 선수와 뜻을 모았다. 향후 지도자 인생에 도전한다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기성용은 K리그1 4위에 자리해 있는 포항에 새 둥지를 틀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 관계자는 “기성용 측과 이적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영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은 김 감독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팀으로 29일 서울과 맞붙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