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이드스타가 비영리 공익법인(NPO)의 투명성을 평가해 공개한지 10년이 지났다. 국내 최초로 비영리법인 평가 결과를 세상에 내놓던 날, 당시 한국가이드스타가 평가한 법인은 888개였다. 국세청 결산서류를 얼마나 성실하게 작성했는지를 묻는 것이 전부였으나, 그 질문 하나를 공개적으로 던지는 것 자체가 낯설고 조심스러운 시대였다.
비영리 부문은 시민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운영되며, 국가로부터 세제 혜택을 누린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아야 할 도덕적 책임이 막중하다. 그 당연한 전제를 ‘평가’라는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마찰을 불러왔다. “왜 우리를 점수로 매기느냐”는 반문과 “비영리의 가치는 숫자로 환산할 수 없다”는 항변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한국가이드스타가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공익 활동의 진정한 가치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신뢰’라는 단단한 지표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평가 체계는 네 차례 전면 개편되었다. 외부회계감사를 받지 않은 법인은 대상에서 제외했고, 법인 유형별로 맞춤형 기준을 적용했으며, 해외 본부 송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법인은 평가를 보류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기준을 세울 때마다, 가혹한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귀한 발견도 있었다. 기준이 달라져도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답을 내놓는 법인들이 있었다. GSK 1.0의 출발선부터 10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평가에 참여하며 투명성을 증명해온 9개의 법인들이다. 많은 국민들이 아는 대중적인 법인도 있지만, 지역의 사회복지법인과 소규모 단체도 그 이름을 올렸다. 지역과 규모에 상관없이 공익 섹터의 투명성 문화가 한시적인 캠페인을 넘어 조직의 본질적인 언어가 되었음을, 강력하게 증명하고 있는 바이다.
공익법인 평가 중 평가 보류 조건을 살펴보면, 더 나은 공익법인이 되기 위한 조건들을 살펴볼 수 있다. 공익법인사업수행비가 0원인 경우, 일반관리비와 모금비가 0원인 경우, 직원 수가 0명인 경우 등이 해당한다. 또한 국외 기부금품액 중 50% 이상을 해외 본부로 송금하는 법인들이 있다. 국내 공시 시스템은 국경을 넘어간 기부금이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 어떤 사업에 쓰였는지 끝까지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외부회계감사결과 부정적인 의견을 받은 공익법인들도 상당하다.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비행이 비영리 부문 전체의 성과를 불신하게 만들 수 있다는 10년 전의 경고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한국가이드스타는 GSK4.0 지표로 개편하며 비영리법인의 인식 개선을 위해 자발적 신청 기반의 평가를 지향해 왔으나, 이제는 기부자의 알 권리를 위해 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공시 데이터가 우수한 법인에 별점을 부여한다. 기부자에게 더 넓은 범위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결단이다. 올해 별점을 획득한 우수공익법인은 118개. 888개 법인을 평가하며 첫발을 뗐던 10년 전과는 그 방식도, 깊이도, 의미도 한층 성숙해졌다.
이미 학교는 ‘학교알리미’, 기업은 ‘DART’, 공공기관은 ‘알리오’를 통해 경영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업무추진비, 직원복지비, 임원 급여 등은 공공 영역에서 당연한 공시 항목이다. 일부 선도적인 비영리법인들은 법적 강제성이 없어도 자체 홈페이지에 이러한 정보를 스스로 올리고 있다. 이들은 비영리가 한 단계 더 성장해야 할 지점을 선제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들이다.
투명성의 기준은 대개 사회적 기대보다 한발 늦게 마련되곤 한다. 이제는 그 간격을 좁혀야 할 때다. 한국가이드스타의 지난 10년이 평가의 틀을 만드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시간은 투명성이 비영리 생태계의 당연한 자부심이 되는 과정이 될 것이다.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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