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데이터 칸막이' 허무는 국가데이터기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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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데이터 칸막이' 허무는 국가데이터기본법

데이터가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자산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아무리 귀해도 필요한 곳에 쓰이지 못한 채 부처별 서버에만 머물러 있다면 사회적 비용만 발생시키는 ‘잠든 원석’일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데이터의 양적 확대가 아니라, 흩어진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기업인과 창업자의 고충은 역설적이게도 데이터의 ‘부재’가 아니라 ‘단절’에 있었다. 예컨대 40대 여성을 타깃으로 화장품 사업을 준비하는 창업가에게는 연령별 피부 질환이나 진료에 관한 데이터가 절실하지만, 이는 병원 등 공급자 시스템 안에 갇혀 있다. 또 매년 다양한 지역 축제와 행사에서 유입 인원을 예측할 때, 단순 방문자 수와 기상 정보만으로는 정확도를 담보하기 어렵다. 통신, 신용카드, 교통, 검색 트렌드 등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한다면 국민 안전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수많은 지역에서 이 모든 데이터를 연계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데이터가 국가 경제 전반에 상시적으로 흐를 수 있는 혈맥을 뚫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법안이 ‘국가데이터기본법’이다. 수요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가공해 적시에 전달하는 ‘범국가적 데이터 유통망’을 설계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창업가와 안전 당국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서로 다른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계·결합할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국가데이터처는 개인정보가 식별되지 않도록 철저히 가공해 핵심 정보를 선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창업가는 타깃 수요층의 고민을 분석할 수 있다. 소관 기관은 데이터 기반 인력 배치와 각종 사고 예방이 가능해진다.

법안은 다양한 데이터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국가데이터위원회’ 설치를 명시해 공공·민간 데이터 정책을 범정부 차원의 최우선 과제로 다루도록 했다. 이는 기관 간 칸막이 없는 데이터 정책이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 ‘국가데이터 통합이용센터’를 통해 누구나 보안이 보장된 환경에서 데이터를 분석·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데이터 자산 권리 보호와 품질 진단 의무화를 통해 민간이 믿고 쓸 수 있는 고품질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도 핵심 축이다.

데이터는 서로 만날 때 혁신의 불꽃을 일으킨다. ‘국가데이터기본법’은 대한민국이 단순한 데이터 보유국을 넘어, 데이터를 가장 잘 활용하는 ‘데이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다. 우리 기업이 낡은 규제에 막혀 AI 시대 혁신경제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국회와 사회 각계의 관심과 지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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