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오월드에서 탈출했던 늑대 '늑구'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더없이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그 이후의 풍경, 늘어난 관람객과 카메라, 늑구를 직접 확인하려는 관심 등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남긴다.
“지금 이 상황은 과연 동물의 회복에 적합한가?”
수의학적 관점에서 늑구는 회복 단계에 있다. 포획과 이동, 재수용 과정은 야생성을 지닌 동물에게는 큰 스트레스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호르몬 변화와 생리적 반응은 회복 속도와 건강 상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늑대와 같은 사회성 포식자는 환경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 민감하기에, 외부 자극이 많을수록 적응 과정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행동학적으로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된다. 재포획된 개체는 경계 수준이 높아지고,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성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상태에서 반복적인 소음과 시각적 노출, 관람객 밀집은 불안을 완화시키기보다 오히려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동물의 행동 안정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커뮤니케이션의 측면도 더해진다. 이번 사례에서 늑구는 단순한 개체를 넘어 하나의 '이야기'로 확산됐다. '탈출과 귀환'이라는 사건 구조는 자연스럽게 대중의 관심을 이끌었다. 이는 다양한 방식의 참여로도 이어졌다. 관심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그 '현상'이 어쩌면 동물에게는 추가적인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점도 헤아릴 필요가 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관심의 '유무'가 아니다. 관심의 '방식'이다. 지금 늑구에게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주목'이라기보단 조용히 적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이다. 관리 측면에서 외부 자극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관람 환경을 일정 수준 통제하는 접근은 바람직하다. 관람객 밀집 완화, 촬영·소음 관리, 일시적 비공개 조치 역시 이런 회복기에 고려되는 조치다. 과도한 '제한'이 아닌 동물의 안정적 적응을 위한 기본적인 '조정'인 것이다.
이와 함께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도 확장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잘 돌보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제는 '불필요한 노출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 야생성을 가진 동물이나 회복 중인 개체에게는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일정 거리를 두는 것이 더 적절한 배려가 될 수 있다. 이른바 '보이지 않을 권리'다.
실제로 2024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인간 활동은 야생동물의 행동 패턴과 서식 이용을 변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며, 반복적인 노출 자체가 교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된다.
앞서 세계적 동물행동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이렇게 강조했다. “야생동물을 진정으로 보호한다는 것은, 그들이 스스로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공간을 남겨두는 일이다.” 이러한 구달의 조언은 우리가 늑구를 대하는 방식 역시 다시 돌아보게 한다.
결국 지금 늑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관심이 아닌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태도라고.
한세현 호남대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한세현 호남대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수의사·수의학 박사·커뮤니케이션학 박사) han382@hona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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