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공원 배식소 250명 줄서
5년째 탑골공원 찾는 송모씨
"서울역·급식소·도시락 루틴"
독거노인들 쓸쓸한 심정 토로
"아들 둘 먹고살기 힘들까봐
보고싶어도 전화하고 말아"
"어버이날에도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없는데, 여기라도 와야지."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 앞. 점심 배식을 30분 앞두고 손에 번호표를 쥔 노인들로 인근 골목이 서서히 붐비기 시작했다. 대기줄은 담벼락을 따라 공원 동문까지 길게 이어졌다.
급식소 문이 열리자 식당 안이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득 찼다. 이날 점심 메뉴는 비빔밥과 시래깃국. 식당 안에서는 중간중간 대화 소리가 들렸지만, 대부분 말없이 식사를 이어갔다. 식사를 마친 이들은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하고, 거리로 나섰다.
급식소를 찾은 독거노인들은 어버이날을 앞두고 쓸쓸한 심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동구에서 혼자 살고 있다는 조 모씨(92)는 "아들 둘이 경기도에 사는데, 전화만 하고 얼굴 본 건 한 달 전"이라며 "보고 싶지만 먹고살기 바쁜 걸 아니까 이해한다"고 말했다.
원각사 무료급식소는 매일 300명의 노인에게 무료로 급식을 나눠주고 있다. 이날도 250여 명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5년째 탑골공원을 찾고 있다는 송자령 씨(75)는 "아침은 서울역, 점심은 무료급식소, 저녁은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게 하루 일과"라고 말했다.
원각사 무료급식소는 매년 어버이날 이곳을 찾는 노인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있다. 강소윤 원각사 무료급식소 종무실장은 "꽃 하나 달아드리면 '자식한테 받은 것 같다'며 좋아하시는 분이 많다"며 "급식소가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이 안부를 확인하고 외로움을 덜어내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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