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타이어 원료를 가열하는 전기 장치의 불똥(스파크)으로 소방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 불똥이 인근 가연성 물질로 옮겨 붙으며 급속히 확산됐고, 직원 일부가 고립되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광주 광산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17일 오전 7시 11분께 광산구 송정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처음 발생했다. 불은 타이어의 기초 원료인 생고무와 화학약품을 혼합하기 전 고무를 예열하는 정련 공정 내 전기 오븐 장치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장치는 고무를 가열해 가공에 적합한 상태로 만드는 설비로, 작업 중 불명확한 이유로 스파크가 튀었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이 불똥은 주변 가연성 자재에 옮겨 붙으며 빠르게 불길이 번졌고, 이산화탄소를 분사하는 소화 설비와 직원들의 초기 진화 시도에도 불은 잡히지 않았다.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소방 당국은 오전 7시 28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불과 30여 분 만인 오전 7시 59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당시 공장 내에 있던 20대 남성 직원 1명이 일시 고립돼 구조 작업이 벌어졌으며, 다리 골절 등의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채로 채 병원에 옮겨졌다.
소방 당국은 전국 각지에서 고성능 화학차를 포함한 장비를 긴급 투입하고 있다. 축구장 면적에 달하는 공장 일대에 생고무 등 고무 자재가 대량으로 쌓여 있어 진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방 관계자는 “옆 동으로의 연소 확대를 막는 것이 관건이며, 전체 화재 진압에는 최소 일주일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