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vs 금감원, 더 거세진 상법 개정안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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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를 반영한 상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를 반대하는 의견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러한 갈등은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입장 차를 보이면서 더욱 심화되었으며, 재의요구권 결정 시한은 다음 달 5일로 다가오고 있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은 F4 회의에 불참하는 이례적인 행동을 보이며 갈등의 심화를 더욱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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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수장 엇박자에 시장 혼란
거부권 시한 일주일 앞두고
이복현 금감원장 튀는 행보
"거부권 행사는 비생산적"
상위기관인 금융위에 의견서
F4회의도 불참 '마이웨이'

사진설명

금융감독원이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를 반영한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는 의견서를 금융위원회 등에 발송했다. 금감원이 정부 방침에 사실상 반기를 들고, 문서까지 작성해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28일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의 '상법 개정안 관련 의견' 참고 자료를 배포하고, 기획재정부·금융위에 재의요구권 행사를 반대하는 의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날 이례적으로 관련 자료를 출입기자단에게 동시 배포했다.

금감원은 "재의요구권 행사 시 주주 보호 논의가 원점으로 회귀돼 사실상 재논의 추진 동력을 얻기 어렵다"며 "상법 개정안 통과 시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는 제도적 보완을 통해 최소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이 입장 차를 드러낸 후 두 기관의 의견충돌에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갈등이 봉합되기는커녕 의견 차가 더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 원장은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된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는 형태의 의사결정은 저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면서 상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직을 걸고서라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시한 바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의견서 제출과 추가 자료 배포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두 기관의 의견 충돌이 표면화된 것은 지난 26일 아침 이 원장이 라디오 인터뷰로 거부권 행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반복하고 불과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김 위원장이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거부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발언하면서부터다.

김 위원장은 당시 "상법 개정안 대안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을 우선했으면 좋겠다거나 자본시장법과 함께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말해왔다"며 거부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위 역시 논쟁이 벌어진 뒤 국무조정실·기획재정부 등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뒤 자본시장법 개정을 대안으로 추진하자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법 개정안에 대한 공포·거부권 결정 시한은 다음 달 5일까지다. 다음 달 1일 열리는 정례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원장은 이날 오전 비공개로 열린 F4 회의(경제부총리,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간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은 공개된 장소에서도 F4 회의의 팀워크를 수차례 강조해 왔던 만큼, 이번처럼 특별한 외부 일정이나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데도 불참한 것은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이 원장은 회의 전날 밤늦게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상법 개정안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불참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각을 세우는 이 원장의 행보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검사 때 습관이 나오는 것 같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 원장이 탄핵정국에 임기를 3개월도 안 남긴 시점에서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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