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미국 경쟁당국(DOJ)이 중국 컨테이너 박스 제조업체를 기소한다는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 정상회담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미국이 중국을 계속 견제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됐다.
이처럼 국제 외교·통상 전장에서 경쟁법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24년 중국이 미국 엔비디아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한 게 대표적 예다. 2020년 엔비디아가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 멜라녹스를 인수할 때 중국 경쟁당국은 자국 기업을 차별해선 안 된다는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했는데 이를 어겼다는 이유였다. 당시 미국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중국은 희소금속의 미국 수출을 금지하는 등 갈등이 격화하던 때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엔비디아에 대한 조사 착수를 “미국 정부의 강화된 반도체 제재에 대한 보복”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도 2016년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NXP를 440억달러(약 67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중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지 못해 포기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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