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英 국채도 투매
日 신규 국채발행 우려 겹쳐
10년물 40년만에 최고 수준
英 정치리스크도 불안 요인
이란 전쟁발 물가 급등에 글로벌 국채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며 국채 투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글로벌 시중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6bp(1bp=0.01%포인트) 이상 급등한 4.5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2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비롯한 시중 조달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4.5%를 넘어서면서 실물경제의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가장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11bp 이상 오른 4.162%까지 치솟았다. 이는 작년 2월 이후 1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를 반영하는 장기물 30년 만기 국채금리 역시 3bp 가까이 오르며 5.007%까지 뛰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채권시장 수익률 급등을 지나친 비관론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경기 호황 때문에 금리를 올리는 것이라면 자산시장 전반에 악재로만 볼 수는 없다. 시장이 우려해야 하는 건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경기 호황이 아닌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짚었다.
한편 국채금리 급등은 미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20일 2.809%까지 치솟으며 1996년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초장기물인 30년물 금리도 재정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지난달 18일 4%대를 돌파했다.
일본 국채금리 상승은 일본 정부의 신규 국채 발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는 가계를 위해 약 3조엔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 국채 발행량은 기존 예산안 대비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채권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시장은 추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국채 매도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채권시장의 거대한 축인 영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5일 기준 4.875%를 기록하며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4.272%) 대비 0.6%포인트 상승한 수준을 나타냈다. 전쟁발 고유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고용시장 호조에 따른 미 국채금리와의 동조화 현상도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불안한 정치 상황 역시 채권시장의 리스크 요인이다. 키어 스타머 총리가 지난달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내에서 사퇴 요구를 받는 가운데 노동당 내 유력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는 앤디 버넘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이 확장적 재정지출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우려가 국채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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