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AI 서버 부품주로 재평가
‘목표가 230만원’에 200만원선 돌파
삼성전기가 인공지능 부품주로 재평가받으며 주도주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부품주에 머물렀던 시장의 시선이 인공지능(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용 핵심 부품 공급사로 이동하면서 주가와 실적 눈높이가 동시에 높아지는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이날 15.04% 오른 21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금요일 종가 134만원과 비교하면 4거래일 만에 58.73% 급등했다. 100만원대 중반에서 숨을 고르던 주가는 단숨에 200만원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권에 진입했다.
주가 재평가의 출발점은 실리콘 커패시터 대규모 공급계약이었다. 삼성전기가 고부가 차세대 부품에서 의미 있는 수주 성과를 내자 투자자들은 이 회사를 단순 정보기술(IT) 부품사가 아니라 AI 하드웨어 밸류체인에 올라탄 핵심 공급사로 보기 시작했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잇따라 목표주가를 높이면서 재평가 속도는 한층 빨라졌다.
KB증권은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220만원으로 38% 상향했다. 다올투자증권에 이어 현대차증권도 목표주가 230만원을 제시했다. 시장이 주목한 지점은 단기 주가 모멘텀보다 이익 추정치의 변화다. AI 서버 확산으로 고부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가 늘고 북미 대형 고객사향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공급이 앞당겨지면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의 강점은 AI 서버 안에서 전력과 신호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핵심 부품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MLCC는 반도체와 서버 기판 주변에서 전류를 안정화하는 필수 부품이다. FC-BGA는 고성능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고부가 패키지 기판이다. AI 서버가 커질수록 칩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전력 안정성과 데이터 연결 효율이 중요해지는데 삼성전기는 이 두 축을 모두 갖춘 국내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차세대 제품군도 주가 재평가의 근거가 되고 있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기존 MLCC보다 얇고 고밀도 구현에 유리해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부품이다. 임베디드 PCB는 기판 안에 부품을 내장해 공간 효율과 신호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유리기판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의 핵심 후보로 거론된다. 기존 MLCC와 FC-BGA에 실리콘 커패시터, 임베디드 PCB, 유리기판까지 더해지면 삼성전기의 사업 성격은 스마트폰 부품 중심에서 AI 서버용 고부가 부품 포트폴리오로 바뀌게 된다.
실적 전망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 MLCC 가격 인상과 고수익 제품 비중 확대 효과가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FC-BGA 역시 북미 초대형 그래픽처리장치(GPU) 고객사향 물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에 기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스마트폰 경기와 중국 수요에 민감했던 삼성전기의 이익 구조가 AI 서버 투자 사이클과 맞물리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관건은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실적으로 증명할 수 있느냐다. 삼성전기 주가는 이미 단기간에 급등했고 목표주가 상향 폭도 가팔랐다. AI 서버 투자가 예상보다 둔화되거나 MLCC 가격 인상 속도가 꺾이면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북미 빅테크의 설비투자 흐름과 고부가 기판 공급 일정이 향후 주가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이유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는 2027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3만4129원에 목표 주가수익비율(PER) 67.4배를 적용해 230만원으로 산출했다”며 “2027년까지 FC-BGA 증설 물량이 이미 매진된 상황이고 2028년부터 성장 기울기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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