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호주 현지 광산과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는 파트너로 진화해야 합니다. 중국 기업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호주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시장도 한국 배터리 3사에 기회가 될 겁니다.”
대표적인 지한파 호주인인 로스 그레고리 주한호주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만큼 호주와 밀착하지 못하는 한국의 현실에 연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맥쿼리캐피탈코리아 최고경영자(CEO) 등을 역임한 그레고리 회장은 “한국과 호주는 산업 구조적인 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할 수 있는 ‘천생연분’”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전쟁은 두 나라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더욱 명확하게 한 사건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호주는 한국에 에너지와 광물 자원을 공급한다.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액화천연가스(LNG)의 31%가 호주산이었다. 호주는 경유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의 30%가량을 한국에 의존한다. 중동산 원유 수급 위기로 한국이 석유제품 수출을 통제하려고 하자 호주 정부가 한국에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그레고리 회장은 “한국의 석유 정제 기술과 호주의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두 나라가 ‘에너지 안보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며 “서로의 생존을 지탱하는 ‘양방향 파트너십’”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처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도 교역량에 비해 저조한 투자 수준은 과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호주에 대한 일본의 직접투자 규모는 1595억호주달러(약 168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의 투자 규모는 10억6000만호주달러로 일본의 6.6%에 불과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단순한 고객을 넘어 호주 현지 광산과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고, 지역사회와 협력을 확대하는 파트너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는 희소금속인 안티모니와 희토류와 같이 첨단 산업에 필수적이지만 중국이 무기화에 나선 핵심 광물의 세계 최대 공급처 중 하나다. 특히 지금 당장 채굴해 수익을 낼 수 있음이 증명된 ‘알짜 자원(경제적 매장량)’이 풍부해 공급망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최적지로 꼽힌다.
한국이 호주산 광물을 단순히 사 오는 단계를 넘어 현지 중간 가공(미들 스트림) 인프라에 선제 투자함으로써 자원 주권을 실질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게 그레고리 회장의 조언이다.
배터리 분야도 양국 협력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호주 전력망을 지탱하는 BESS 시장의 90% 이상을 중국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그레고리 회장은 “호주에서는 ‘경제안보 측면에서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배터리 3사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다양한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기관별로 제각각인 인허가 절차를 하나로 통합하는 ‘프론트도어’ 정책을 통해 규제 문턱을 대폭 낮추고 있다”며 “호주의 원천 기술 연구개발(R&D) 역량과 한국의 세계적인 제조 스케일업 능력을 결합하면 찰떡궁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0년대 말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취미로 한국어를 배운 그는 호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맥쿼리에 입사했다. 2008년 맥쿼리의 한국 법인인 맥쿼리코리아에 자원해 한국으로 돌아왔고, 18년째 한국에 살며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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