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에서 올해 최고가 아파트 거래가 나왔다. 이 단지 전용면적 273㎡는 지난 2월 250억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가(220억원, 작년 7월)보다 30억원 높은 가격이다. 자산가, 연예인 등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거래량도 늘고 있다.
올해 들어 10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는 12건이었는데 이 중 5건이 '나인원 한남'일 정도다. 국내 하이엔드 아파트를 대표하는 단지로 꼽히는 '나인원 한남'에 대해 알아봤다.
‘프라이버시’ 위한 최고의 단지
'나인원 한남'은 원래 용산기지 미군들이 거주했던 한남외국인 아파트가 있던 곳이다. 이 부지를 보유하던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16년 3월 통매각에 나섰다. 배산임수 입지에다 거북이가 물을 마시는 형상으로 풍수지리학적으로 재물운과 후손운이 가득한 길지로 평가받는다. 최고의 입지이지만 당시 고도 제한 이슈로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대신증권 계열의 대신F&I가 6242억원에 낙찰받아 지하 4층~지상 9층짜리 9개 동, 총 341가구로 이뤄진 최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했다.
이 단지는 분양가 규제로 인해 개발 초기 어려움을 겪었다. 2017년 3.3㎡당 5000만원 중후반 가격으로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당시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에 가로막혀 분양보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결국 임대 후 분양으로 선회했고 2017년 11월 착공했다. 2018년 7월 임대 분양 당시 임대 보증금만 33억∼48억원(월 임대료 70만∼250만원)에 이르렀지만, 평균 경쟁률이 5.5 대 1에 달했다. 2년 뒤 3.3㎡당 평균 6100만원에 분양 전환됐다. 당시 분양 전환 가격은 가구당 43억~65억원 선이었는데 현재 시세는 130억~250억원으로 뛰었다.
2019년 12월 입주 후부터 최고급 단지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우선 1층에 한 가구만 거주하는 방식이고, 라인별로 단독 엘리베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개인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자산가와 연예인에게 인기를 얻었다. 사전 등록되지 않은 방문 차량은 입차가 되지 않을 정도로 사생활을 중시했다. 가구별로 마당을 비롯해 개인 창고, 테라스 등을 갖추고 있어 마치 단독주택 같은 느낌을 준다.
단지 내부는 9개 동을 잇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있다. 사우나를 비롯해 수영장 필라테스 골프연습장 피트니스 게스트하우스 등 호텔급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 클럽하우스에선 조식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부촌 이미지 더 강해질 것”
'나인원 한남'은 한남대로와 가깝게 있어 도로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경부고속도로,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을 통해 주요 지역으로 이동하기 쉽다. 주변에 있는 역으로는 수도권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경의·중앙선·3호선 옥수역 등이 있다. 아파트 바로 앞에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 정류장이 있어 강남과 시내 접근성이 용이하다. 입주민 대부분이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이용한다. 주차대수가 1549대로, 가구당 4.67대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한남 재정비촉진지구 개발이 완료되면 '나인원 한남'의 입지가 더 빛날 것이라고 내다본다. 한남뉴타운은 서울 용산구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 일대 111만205㎡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총 1만2500여 가구 규모의 대규모 단지로 탈바꿈한다. 한남뉴타운 2구역과 3구역에는 대형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과 ‘디에이치’ 단지가 들어선다. 4구역은 ‘래미안’, 5구역에는 ‘아크로’가 지어진다. 한남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남동은 한남뉴타운 개발이 한창인 데다 한강로 일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도 이뤄진다”며 “부촌 이미지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