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차량, 반사경 높여 사각지대 해소 요구
울산 북구 ‘키다리 반사경’ 국토부 지침 위배
사장 위기 속 국무조정실 중재로 해법 찾아
울산 북구 매곡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사거리. 운전자들이 사각지대를 쉽게 볼 수 있게 설치한 반사경의 높이가 일반 반사경보다 1m 정도 높다. 시내버스와 덤프트럭 운전석과 눈높이를 맞춘 대형 차량 전용 반사경이다.
울산 북구는 기존 반사경이 운전석보다 낮아 사각지대 보행자를 못 보는 경우가 많다는 대형 차량 운전자 불만이 잇따르자 ‘키다리 반사경’을 만들어 지난해 11월 전국에서 처음 설치했다. 반사경 설치 이후 매곡초 앞에서는 교통사고가 1건도 없었다.
최근 북구는 반사경이 호평받자 동천초와 상안초 등 지역 초등학교 일원에 23개를 추가 설치했다. 북구 관계자는 “사거리에서 우회전 때 사각지대 보행자 확인이 수월해졌다는 시내버스 기사님들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키다리 반사경은 기존 반사경보다 키가 크다는 차이밖에 없지만 규제 때문에 빛을 못 볼 수도 있었다. 지난해 매곡초 앞에 설치한 반사경의 높이와 색상 등이 반사경 설치 관련 지침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사경 설치 지침에 따르면 반사경은 지표면에서 1.8m에서 2.5m 사이에 설치돼야 한다. 색상은 주황색만 가능하고, 반사경 지름은 최대 1m이다. 북구가 고안한 키다리 반사경은 높이가 3m이고, 색상은 노란색이다.
북구는 반사경 합법화를 위해 울산시 감사관실과 함께 규제 개선을 신청했으나 국토교통부는 지침과 맞지 않다며 불가 판정했다. 이럴 경우 통상 합법화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무조정실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문제를 해결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키다리 반사경 설치 사업은 시민 안전 강화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행정안전부 주관 ‘2024년 2분기 적극 행정을 통한 그림자·행태 규제 개선 우수 사례 평가’에서 신규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배형식 북구 교통행정과 교통시설팀장은 “높이와 색상뿐 아니라 반사경도 기존보다 더 큰 것을 설치하고 싶었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것은 지름 1m가 최대여서 그대로 사용했다”며 “교통사고 예방과 어린이 안전을 위해 키높이 반사경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