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AI가 못하는 일 찾아라…‘기업 본질’이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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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가 17일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해 ‘예측불가 시장에서 고객의 기준은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가 17일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해 ‘예측불가 시장에서 고객의 기준은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AI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보다 인간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한국경제인협회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현장. 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는 AI 시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본질에 AI를 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궤도는 “(우리 기업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뭘까. 나는 이 기업을 왜 운영하고 있는지를 질문하면서, 여기에 따라 AI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농기계·건설기계 전문 업체인 ‘존 디어’의 사례를 들었다. 존 디어는 전통 제조업체처럼 보이지만 AI를 적극 활용해 자율 농기계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궤도는 “농부들은 스마트폰으로 여러 대의 농기계를 조종하는 시대가 열리게 됐다”며 “그 어떤 자율주행 회사도 존 디어를 이길 수 없고 자율주행 농기계를 만들지도 못한다. 존 디어가 농사와 농기계라는 본질을 가장 잘 알고 있고, 그 본질에 AI를 더했기 때문에 압도적인 성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궤도는 AI가 인간의 선택과 판단 능력을 오히려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며 바둑과 수학계를 사례로 소개했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에서 당시 알파고는 인간이라면 전혀 두지 않을 수를 두면서 프로기사들의 상식을 뒤흔들었다. 궤도는 “AI가 인간이라면 생각하지 못할 새로운 길을 보여주면서 프로기사들의 사고방식 자체가 바뀌었다. AI 등장 이후 바둑 수준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며 “수십 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헝가리 수학자 폴 에르되시의 난제도 AI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정답을 대신 내놓는다기보다 인간이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판단의 폭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AI의 등장으로 인간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가능성은 커졌지만, 그만큼 AI가 만들어내는 정보를 검증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궤도는 “AI가 주는 수많은 정보를 검증하고 선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검토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오히려 핵심 인력이 충분히 일할 수 없어 생산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전문 인력이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기업 구조도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 끝에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며 AI 시대 경영자의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아인슈타인은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은 문제가 적합한지, 어떤 문제를 풀지 등을 고민하고 5분은 문제를 푼다’고 말했다”며 “AI 시대에는 문제를 푸는 능력보다 어떤 문제를 풀고, 어떤 목적으로 풀 것인지를 고민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정답을 찾는 시대일수록 인간은 본질을 고민하고 질문을 만드는 역할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제주=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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