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7]
하루종일 ‘단일화 숨바꼭질’
대전까지 갔던 권영세 입석타고 유턴… 한덕수도 대구행 검토했다 취소
金 “늦게 서울 간다” 의총 불참 통보… 권성동, 한밤 김문수 자택 찾아가
하지만 김 후보는 당 지도부의 대구행 소식이 알려지자 일정 중단을 선언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대전까지 이동했던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기차에서 내려 빈손으로 서울로 돌아왔다.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 설득을 위해 대구행을 결정했다. 이날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은 “애초에 오늘이 단일화 데드라인이라고 당에서 얘기한 것 아니냐”라며 “최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당 지도부가 대구로 내려가 김 후보를 설득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공보물 발주 기한을 고려해 7일을 단일화의 1차 데드라인으로 김 후보 측에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지 3일 만에 단일화를 하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한다”며 반발했다.
의원들이 김 후보 설득을 요구하자 당 지도부는 의총 도중 국회를 나와 이날 오후 3시 50분 대구행 KTX에 몸을 실었다. 김 후보가 경북 경주를 거쳐 대구로 향하기로 돼 있었던 만큼 오후 5시 30분경 대구에 도착한 뒤 오후 7시경 김 후보와 만찬을 함께하면서 단일화 일정 등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방문 중이던 김 후보는 오후 4시경 돌연 일정 중단과 서울행을 선언했다. 권 비대위원장이 의총에서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자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후보로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겠다. 서울로 올라가서 남은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깊이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KTX 안에서 들은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대전에서 하차해 서울로 발길을 돌렸다. 먼저 표를 구한 권 원내대표가 서울로 향한 뒤 권 위원장은 가까스로 입석표를 구해 서울로 복귀했다. 권 위원장은 일부 언론과 만나 “김 후보와 대화가 되지 않는다”며 “의총에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한 전 총리도 이날 김 후보 설득을 위해 대구행을 검토하다 취소했다. 한 전 총리는 대구행을 제안하는 참모들에게 “당에 단일화 문제를 다 맡겼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국민의힘, 사흘 연속 의총 열고 金 참석 추진
국민의힘은 5일에 이어 6일에도 심야 의총을 이어갔다. 하지만 김 후보가 의총 참석을 거부하면서 단일화에 별다른 진전이 없자 국민의힘은 7일 다시 의총을 열고 김 후보 참석을 요청하기로 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총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나 “내일 김 후보에게 정식으로 의총 참석을 요청할 것”이라며 “가능하면 김 후보가 의총에 참석해 단일화 관련 입장을 말하는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9시 40분경 국회 본청을 나와 김기현 박덕흠 의원과 함께 봉천동에 있는 김 후보 자택을 찾아 김 후보를 기다렸다.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와 연락이 안 된다”며 “직접 만나 후보의 뜻이 어디 있는지 (확인하고) 후보를 모시고 의총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포항·경주=김성모 기자 mo@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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