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변의 法대로] 14. 채무자 재산을 찾지 못했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라.'. 승소 판결이다. 돈을 못 받아 마음 고생하던 지난 몇 년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이제 돈 받을 일만 남았네.'라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 정작 돈을 어떻게 받아내야 하나 싶다.

채무자의 재산을 모르는데, 경매, 압류는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하다. 오늘은 승소 확정 판결을 받고도 정작 채무자 재산 내역을 모를 경우 강제집행할 채무자 재산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에 관해 알아보자.

[ 재산명시 ]

1.재산명시란?

재산명시는 확정된 판결과 같은 집행권원에 따라 금전 채무를 부담하는 채무자가 채무이행을 하지 않는 경우에 법원이 채무자에게 강제집행 대상이 되는 재산과 그 재산을 일정 기간 내 재산을 처분한 상황을 기재해 목록으로 제출하게 하고 그 재산 목록의 진실성에 관해 선서하게끔 하는 제도입니다. 이로써 채권자는 채무자 재산을 알게 되어 강제집행을 할 수 있게 되고 경우에 따라 재산처분 내역도 알 수 있어 경우에 따라 채권자 취소권 행사도 가능하게 됩니다.

2.재산명시 신청서 접수방법

재산명시 신청을 할 관할 법원은 채무자의 보통 재판적(주로 채무자의 주소지)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입니다. 재산명시 신청서에 사건번호 확정일자를 함께 기재한 집행권원을 표시하고, 불이행 채무액이 얼마인지 등을 기재해야 합니다. 신청서에는 집행력이 있는 판결정본, 채무자 주민등록 초본 등을 첨부합니다.

3.재산명시 명령이 나오는 경우, 이의신청이 인정되는 경우

채무자가 확정된 판결 등 집행권원에 따라 금전 채무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자가 강제집행에 필요한 각종 문서를 첨부하여 재산 명시 명령을 신청한 경우 법원의 재산 명시 명령이 나옵니다. 재산 명시 명령이 나오더라도 채무자는 명령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1주 이내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의가 인정되는 경우로는 채무 내용이 금전 채무가 아닌 경우, 채무자 재산 발견이 쉽다고 인정되는 경우, 채무를 변제했거나 채무가 소멸된 경우,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이 있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4.재산명시 기일

채무자는 명시기일에 출석해서 재산 목록을 제출해야 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하면 20일 이내 감치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채권자는 반드시 출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출석한 채무자는 재산 목록이 진실하다는 선서를 해야 합니다. 만약 채무자가 3개월 내에 채무를 변제할 수 있음을 소명하면 법원에 3개월 범위 내에서 연기해 줄 수도 있습니다. 채권자는 제출된 재산 목록을 열람 및 복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채무자가 거짓 재산 목록을 낸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을 선고받게 됩니다.

[ 재산조회 ]

재산명시 절차가 끝난 뒤 채권자 신청에 따라 법원이 채무자 명의 재산에 관해 공공기관 금융기관 단체 등의 조회를 하고 그 회신을 받아주는 제도입니다. 재산명시 절차가 끝난 후에 재산명시를 신청한 채권자만이 신청할 수 있는데 무조건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다음 세 가지 경우에만 재산 조회가 인정됩니다.

첫째, 채무자가 재산 명식일에 불출석하거나 출석했더라도 재산목록 제출 또는 명시선서를 거부한 경우, 둘째, 채무자가 거짓 재산 목록을 낸 경우, 셋째, 채무자가 제출한 재산 목록만으로 채권만족이 어려운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즉, 재산명시 제도를 통해 채무자로 하여금 재산목록을 제출하게 했는데 채무자가 이를 거부했거나 이를 이행했더라도 제출한 내용이 미덥지 못한 경우에 재산조회 제도를 이용해야 합니다.

채권자가 승소하고도 재산을 알지 못해 강제집행에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채권 회수를 위해 재산명시, 재산조회 제도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채무자의 재산을 찾아보자. 만약 생소한 절차와 용어 등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도 고려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