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66년 음악 인생 마침표

3 days ago 2

26~27일 세종문화회관서 고별 공연
'열아홉 순정' '섬마을 선생님' 등 열창
"팬들께 은혜 입어… 감사하다는 말밖에"
"애절한 마음으로 노래해야" 후배 덕담도

  • 등록 2025-04-28 오전 5:00:00

    수정 2025-04-28 오전 5:00:00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무대에 오를 때마다 늘 떨리고 설렜습니다. 진심으로 행복했고,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가 26~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마지막 콘서트 ‘전통가요 헌정 공연-맥(脈)을 이음’에서 열창하고 있다.(사진=쇼당이엔티)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84)가 66년 음악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66년 가수 인생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미자는 26~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고별 공연 ‘전통가요 헌정공연-맥(脈)을 이음’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틀간 6000명의 관객과 만난 이미자는 감기에 걸려 콧물이 흐르는 상황에서도 또렷한 목소리로 가사와 음정을 정확히 짚어내며 노래를 완창했다.

이미자는 ‘노래는 나의 인생’을 시작으로 ‘열아홉 순정’, ‘황혼의 부르스’, ‘기러기 아빠’ 등 대표 히트곡 무대를 펼쳤다. ‘맥을 이음’이란 공연명에 걸맞게 후배 가수들도 힘을 보탰다. 이미자는 “나의 대(代)가 끝나면 전통가요가 사라질까 싶어 마음이 굉장히 외로웠다”며 “후배들이 초청에 응해줄까 했는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다행”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번 공연에는 이미자가 전통가요 후계자로 점찍은 주현미, 조항조를 비롯해 ‘미스터트롯3’ 우승자 김용빈, ‘미스트롯3’ 우승자 정서주가 함께 올라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이미자는 “가수라는 삶을 살면서 기쁜 날만큼 외롭고 가슴 아픈 순간도 참 많았다”며 “힘들었지만 시대의 변화를 대변하는 전통가요를 불러왔다는 점에서 긍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팬 여러분께 은혜를 입은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감읍(感泣)하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 외에는 더 보탤 게 없다”고 무대를 떠나는 심경을 이같이 전했다.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가 26~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마지막 콘서트 ‘전통가요 헌정 공연-맥(脈)을 이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쇼당이엔티)

이미자는 공연 내내 은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미자는 “훌륭한 후배 가수들이 많다. 훗날 ‘옛날에 어떤 노래를 어떤 식으로 불렀다’는 것을 조언할 기회가 많이 있을 것 같다”며 “은퇴라고 이야기를 해 놓으면, 훗날 조언하러 TV 인터뷰에 나갈 때 ‘은퇴해 놓고 화면에 또 나온다’는 말이 나오지 않겠나. 은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괴롭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말 애절한 마음으로 노래하지 않으면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다”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미자는 대표 히트곡인 ‘동백 아가씨’, ‘내 삶의 이유 있음은’에 이어 ‘섬마을 선생님’을 끝으로 마이크를 내려놨다. 관객들은 지난 66년 간 우리네 애환을 어루만져준 이미자를 향해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고, 이미자는 만감이 교차한 듯한 표정을 지은 뒤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미자는 이번 공연을 끝으로 공연, 음반 등 음악 활동을 마무리한다. 다만 방송, 인터뷰 등은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미자는 ‘섬마을 선생님’, ‘여로’, ‘여자의 일생’, ‘흑산도 아가씨’ 등 수많은 곡을 히트시키며 66년간 전통가요의 뿌리를 지켜왔다. 이미자의 ‘3대 히트곡’ 중 하나인 ‘동백아가씨’는 음반 판매량 100만 장 돌파, 35주 연속 인기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진기록을 세우며 한국 대중음악사의 한 획을 그었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발표한 곡만 2500곡이 넘는다. 이미자는 대중음악 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 대중음악인 중 처음으로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