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농민, 친시장 정책 반대 시위
한 달 넘게 도로 점거…물류 마비 상황
美주도 ‘미주방패 연합’ 정부 지지 성명
반정부 시위대의 시위 격화로 정국 혼란에 휩싸인 볼리비아에서 정부가 군을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지난해 말 볼리비아의 좌파 정권을 20년 만에 몰아내고 취임한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볼리비아 하원은 토론 끝에 ‘비상사태(계엄령) 규정법’을 가결해 행정부로 이송했다. 이에 따라 파스 대통령이 이 법안을 공포하면 즉시 최고 통수권자로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시위대 해산에 군대를 전면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정부와 여당이 주도한 이번 법안은 계엄령 발령 시 군·경의 진압과정에 면책 특권을 부여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지난달 말 비상사태 제한법 폐지 이후 나온 후속 조처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군대에 ‘살인 면허’를 부과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번 법안을 반대했으나 결국 막지 못했다.
볼리비아 시위대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 세력과 노동자·농민 등으로 이뤄져 친시장주의 개혁을 추진하는 파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한 달 넘게 100여 곳의 주요 도로를 점거했다. 이에 따라 주요 대도시에선 극심한 식량·의약품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6일 산타크루스주 산훌리안시에서 경찰과 군 병력이 시위대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려 하자 긴장이 고조됐다. 볼리비아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돌, 폭죽, 총격 등으로 진압 작전에 저항했고 이에 따라 경찰관 4명이 총상 입고 경찰서가 불에 탔다.
파스 대통령은 친시장주의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토지 관련 법안 논란, 연료 보조금 폐지, 물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며 지지기반이 급격히 붕괴했다.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노동계와 소외 계층의 전국적인 저항이 이어지면서 정권 퇴진 위기까지 몰린 상태다.
한편, 파스 정부의 이 같은 초강경 노선의 배후에는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가 깔려 있다고 AFP통신은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도하는 반카르텔 동맹인 ‘미주 방패 연합’은 전날 성명을 통해 파스 정부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소요 사태는 파스 대통령이 볼리비아 경제를 안정시키고, 막대한 광물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투자를 유치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발생했다”며 “파스 대통령은 이번 위기를 볼리비아가 새로운 통치 모델을 도입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로 규정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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