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평’ 분양가 7.7억… 1년새 1억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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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잿값-인건비 등 공사비 오른탓
작년부터 시작된 집값 상승도 영향
서울 37% 올라… 전국평균의 2.6배
분양가 높이려 분양시기 늦추기도

서울 시내 아파트. 2025.06.05. 뉴시스

서울 시내 아파트. 2025.06.05. 뉴시스
올해 2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원페를라’(방배6구역 재건축)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최저 23억5270만 원이었다. 2019년 5월 전용 84㎡를 13억∼17억 원대에 분양한 ‘방배 그랑자이’(경남아파트 재건축)와 비교하면 같은 지역인데도 약 6년 만에 분양가가 10억 원 넘게 뛴 것이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아파트의 분양가가 1년 전보다 1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크게 오른 데다, 2023년까지 하락세였던 집값이 지난해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오르면서 분양가도 덩달아 상승했다.

● 서울 국평 분양가 17억 원 넘어

1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2025년 5월까지 최근 1년간 전국에서 공급된 전용 84㎡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7억7235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평균 분양가(6억7738만 원)보다 14.0% 오른 가격이다. 미분양이 심각한 지방과 달리 서울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전국 평균을 끌어올렸다. 서울 전용 84㎡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17억6735만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8억8625만 원), 부산(7억8775만 원), 대구(7억7081만 원), 경기(7억507만 원), 대전(6억8600만 원) 등의 순이었다.

분양가 상승 폭도 서울이 가장 가팔랐다. 서울 평균 분양가는 직전 1년(12억9199만 원)보다 36.8% 올랐다. 전국 평균 상승률(14%)의 2.6배다. 경기(5.4%), 인천(5.1%) 등 다른 수도권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반면 울산(―11.2%), 부산·광주(―9.8%)와 대구(―9.5%) 등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쌓인 지방에선 오히려 분양가가 1년 전보다 내렸다.

● 공사비, 집값 상승에 분양가 올라

분양가가 크게 오른 주된 원인은 공사비 때문이다. 2021년 무렵 급등한 공사비는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131.06으로 5년 전(99.39)에 비하면 32.1% 올랐다.

공사비 갈등 여파로 인한 사업 지연도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집값 상승기에는 분양이 지연되면 분양가가 더 오른다. 지연 기간에 오른 주변 시세가 분양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분양가를 최대한 높이려고 재건축 조합이나 건설사가 일부러 분양 시기를 늦춘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다. 이 단지는 원래 2022년 선분양을 할 계획이었다가 시공사 교체 등 우여곡절 탓에 분양을 미루다 지난해 7월 역대 최고가인 3.3㎡당 6737만 원에 후분양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빨리 분양하고 공사대금을 받으려고 해도, 조합에서 높은 가격에 분양하기 위해 입주 직전까지 분양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선 한 번 오른 인건비와 자재값이 내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이달 말 제로에너지 건축물 설계가 민간 아파트로 확대되는 점도 분양가 상승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이 기준을 충족하려면 고성능 단열재, 고효율 창호와 태양광 설비 등이 필요해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반기(7∼12월)로 갈수록 분양가에 공사비 상승세가 더 많이 반영된 단지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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