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요즘 난리인데 '내 계좌는 왜 이래'…2차전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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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카카오그룹주 등 그동안 소외된 종목까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업종 순환 상승장에서도 2차전지는 바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골드만삭스가 최근 주요 ‘K배터리’ 종목의 목표주가를 하향하며 투자심리가 더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 뛰고 배터리 하락…희비 갈린 소외株

◇ 소외주 상승에 코스피지수 연일 급등

9일 코스피지수는 1.55% 오른 2855.77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 개장한 4거래일간 모두 상승세를 보이며 이 기간 상승률이 5.9%에 달했다. 이날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3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날은 그동안 소외된 카카오그룹주의 급등세가 돋보였다. 카카오가 16.03% 올랐고 지역화폐·암호화폐 정책 등에 대한 기대와 엮인 카카오페이는 가격제한폭(29.92%)까지 뛰었다. 카카오뱅크카카오게임즈도 각각 20.21%, 5.17% 상승했다.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의 6월 상승률은 각각 20.4%, 30.8%, 24.0%에 달한다. 같은 인터넷업종의 네이버도 이날 3.82%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인공지능, 암호화폐, 지역화폐 등 새 정부 정책 기대에 인터넷 종목으로 순환매 자금이 옮겨갔다”며 “소외된 카카오그룹주의 큰 반등세는 국내 증시의 강한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피해주로 분류돼 상승 흐름에서 비켜나 있던 자동차업종도 이날 강하게 반등했다. 현대모비스가 10.04% 급등했고 현대차 기아 현대글로비스도 각각 4.32%, 2.36%, 3.05% 올랐다. 지배구조 개편, 주주환원 확대 등 새 정부 정책 기대에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 2차전지 “공급 과잉” vs “지금 바닥”

그동안 소외된 업종으로 증시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2차전지 주가만큼은 요지부동이다. 골드만삭스가 국내 배터리 종목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발간한 영향으로 일부 종목은 되레 급락세를 보였다. 양극재업체 엘앤에프에코프로비엠이 이날 각각 9.51%, 4.05% 하락했고, 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도 2.06%, 2.01% 밀렸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양극재 시장에서 심각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다”며 “균형이 회복될 때까지 한국 양극재 기업의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엘앤에프에 대해서는 주요 공급 대상인 LG에너지솔루션의 구매처 다변화와 열악한 재무상태를 우려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4만원으로 반토막 냈다. 이날 엘앤에프 주가가 유독 약세를 보인 배경이다. 이날 엘앤에프 종가는 5만1400원으로 여전히 목표주가를 28.5% 웃돈다.

골드만삭스는 이 밖에 LG화학(38만원→33만원) LG에너지솔루션(35만5000원→34만5000원) 삼성SDI(27만원→26만원) 포스코퓨처엠(8만원→7만원) 에코프로비엠(7만5000원→6만원) SK이노베이션(6만원→5만5000원) 등 주요 업체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를 중심으로 ‘2차전지 바닥론’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장기간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적정 선까지 내려왔다는 것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 축소 우려가 대부분 반영됐고 저가 전기차 출시, 로보택시 관련 수요 창출 등 호재가 있다”며 “극단적 소외주인 2차전지에 다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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