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마루노우치에 개소
현지서 기업들과 긴밀 소통
AI·반도체 밸류체인 주목
지배구조 개선 종목도 관심
한국 대표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일본 도쿄에 여섯 번째 해외 거점을 마련했다. 세계 4위 경제대국인 일본에서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밸류체인과 기업 밸류업 테마의 투자 기회를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KIC는 7일 오전 일본 도쿄 금융 중심지인 마루노우치에서 도쿄지사 개소식을 열었다. 개소식에는 박일영 KIC 사장(사진), 이혁 주일본 대한민국대사, 미무라 아츠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 이창호 KIC 도쿄지사장, 히로 히라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재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일본지사는 KIC가 마련한 6번째 해외 거점이다. KIC는 2010년 뉴욕을 시작으로 2011년 런던, 2017년 싱가포르에 지사를 열었다. 2021년과 2024년에는 각각 샌프란시스코와 뭄바이에 사무소를 마련했다.
박일영 사장은 "도쿄지사는 앞으로 일본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세계 자본시장의 변화를 파악해 대한민국 미래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기지로서 중추적 역할을 맡는다"면서 "현지 우수 운용사, 금융기관, 투자 대상 기업과 긴밀히 소통해 우량한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데 전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도쿄지사는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과 사모주식, 부동산 등 대체자산을 포함하는 투자 거점으로 운영된다. 도쿄지사장은 이창호 전 KIC 대외협력실장이 맡는다. KIC 도쿄지사 관계자는 KIC 향후 투자 방향에 대해 "키옥시아 등 AI(인공지능)와 더불어 반도체, 전력, 자동화 등 첨단기술 밸류체인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일본 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나 자사주 소각 등 밸류업 스토리를 가진 기업들도 중요 테마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4위 규모인 일본은 장기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임금, 물가, 기업이익이 개선되며 구조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자본시장도 회복 국면이다.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일본거래소그룹(JPX)의 시가총액은 올해 5월 기준 7조6000억달러(약 1경1600조원)로 세계 5위 규모다. 사모주식 시장에서는 대기업 카브아웃(사업부 분사) 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일본 현지 인수·합병(M&A) 지원 서비스 업체 '레코후' 등에 따르면 일본 기업 관련 M&A는 지난해 33조엔(약 311조원)을 기록해 2018년 기록한 최고치 29조엔(273조원)을 넘어섰다. 카브아웃 매각 건수도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 신호도 뚜렷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집계한 2026년 상반기 사무실 건물 임대료 조사에서 도쿄 지수는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KIC는 신규 해외지사 위치로 중국 베이징과 일본 도쿄를 두고 막판까지 고민을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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