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내주식 '매도 폭탄' 부담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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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보유 허용 범위를 넓히고 기계적 리밸런싱 유예를 조만간 종료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시장이 우려한 ‘연금발(發) 매도 폭탄’ 우려가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제5차 회의를 열고 5년간 기금 운용의 큰 틀을 정하는 중기자산배분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의 핵심은 국내 주식 보유 허용 범위를 늘리는 방안이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목표 비중 14.9%를 기준으로 전략적자산배분(SAA)과 전술적자산배분(TAA)을 활용해 국내 주식을 일정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보유할 수 있다. 허용 상단이 확대되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을 20%대 중반까지 보유할 수 있다.

올해 1월 시행한 국내 주식 리밸런싱의 한시적 유예 조치는 예정대로 조만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목표 비중을 크게 웃도는 국내 주식을 계속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대신 중기자산배분 체계에서 허용 범위를 넓혀 운용 원칙을 다시 세우겠다는 취지다. 기금운용본부로서는 기계적 매도 부담을 덜면서도 자산 배분 규율을 유지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반도체주 중심의 코스피지수 랠리로 빠르게 늘어났다. 지난 1월 기금운용위는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4%에서 14.9%로 높이고 6월까지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상승세가 이어져 실제 보유 비중은 27% 안팎까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정은 국내 증시 수급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이 목표 비중 초과분을 줄이기 위해 대형주를 중심으로 보유 지분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는 최근까지 시장의 주요 불안 요인으로 꼽혀왔다. 국내 주식 비중을 목표치(14.9%)에 맞추면 170조원 안팎의 매도 물량이 발생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장기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증시 랠리에 맞춰 자산 배분 규칙을 손보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연금은 2021년에도 동학개미 열풍과 정치권의 매도 자제 압박 속에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이탈 허용 범위를 넓혔다. 당시에는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듬해 글로벌 긴축과 증시 조정이 겹치며 국내 주식 수익률은 -22.76%로 추락했다. 단기 수급 안정을 이유로 장기 자산 배분 원칙을 완화하면 시장 변곡점에서 기금 수익률이 더 큰 변동성에 노출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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