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교들에 트럼프 비판 담은 편지
국경 차르 “교황은 교회 일에 집중을”
이날 교황청 공보실이 공개한 서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불법 이민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한 뒤 “모든 인간의 동등한 존엄성이라는 진실이 아니라 힘에 기반한 조처를 하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됐고, 결국 나쁜 결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중남미 출신 교황이다. 그는 트럼프 집권 1기 때도 트럼프 대통령의 ‘미-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공약을 비판하며 “그렇게 말하는 자는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서한에서 “가톨릭교회의 모든 신자에게 이민자와 난민 형제자매들을 차별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초래하는 주장에 굴복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반(反)이민 정책을 주관하는 핵심 인사인 톰 호먼 ‘국경 차르(Border Czar)’는 “가톨릭교회에 충실하라”고 반박했다. 미 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호먼은 “교황은 (바티칸에) 자신과 사람들을 보호하는 벽이 있지만, 우리는 미국 주변에 성벽을 쌓아선 안 된다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자신을 “평생 가톨릭 신자”라고 밝힌 그는 “교황은 가톨릭교회를 바로잡아야 한다. 교황이 자기 일에 집중하고, 국경 단속은 우리에게 맡기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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