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AI 잘몰라…PPT도 구글 검색 결과로 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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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이 인공지능(AI)에 대한 전문성 전혀 없음. 학생에게 의미 없는 질문만 끝없이 함.’ 서울에 있는 굴지의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AI와 인문학’이라는 강의에 남긴 수강평인데 이 커뮤니티엔 ‘구시대적 강의’를 비판하는 신랄한 글이 쏟아지고 있다.

누적 강의 정보만 930만 건에 달하는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은 요즘 교수와 학생 간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5개의 별점으로 과목을 평가할 수 있게 한 것이 이 사이트의 특징이다. 2023년엔 서울 A대학의 공학계열 학과장과 수강생 사이에 명예훼손 등 법정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수강생들이 강의 평가 점수를 대거 1점으로 매겼다. 학생들은 학과장의 부실한 수업 준비와 모호한 성적 평가 기준을 문제 삼았다. 수강생 275명 중 F 학점은 40명, D 학점은 39명이 받았다.

한국 대학 교육의 낡은 교수법과 비효율적 평가 방식이 이 같은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수 중심의 일방적 강의가 문제라는 것이다. 한 서울 소재 대학 교수는 “석학이라고 불리는 교수들조차 프레젠테이션하면서 구글 검색 결과로 도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해외에선 통계를 활용한 그래프를 교수들이 그들의 연구 주제에 맞게 직접 만드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서울 소재 대학 교수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몇 십 년 전에 머물러 있는 교수가 학계에 차고 넘친다”며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부끄러울 정도로 많은 교수가 학습법을 고민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가르친다”고 토로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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