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조은아]금융지주 ‘셀프 연임’ 막되 임기보다 성과로 평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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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경제부 차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12월 1일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지 10개월이 넘었다. 실제 올해 1월 태스크포스(TF)가 가동되기 시작했고, 개편안 윤곽이 나왔다는 소식이 들린 지도 꽤 됐다. 감독 당국 수장이 취임 직후부터 지배구조 개편을 거듭 강조한 점을 고려하면 발표가 굉장히 더디다. ‘곧 발표하겠다’는 예고만 들리니 당국이 양치기 소년이 된 모양새다. 당국이 개편안을 확정 짓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3연임 제한’ 논란 때문으로 보인다. 당국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한 차례만 허용해 세 번째 임기 진입을 차단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통상 임기가 3년인 점을 고려하면 재임 기간이 최장 6년으로 제한되는 셈이다. 그간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 9년,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이 10년,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이 9년 재임하는 등 세 번째 이상 임기를 이어간 사례가 많다. 당국이 장기 집권을 막으려는 방침은 일리가 있다. 회장들이 이사회나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자기 사람을 앉혀 ‘참호’를 구축하고, 손쉽게 연임에 성공하는 셀프 연임이 반복된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꼬집은 “부패한 이너서클”은 각종 부작용을 낳았다. 신한금융 라 전 회장은 장기 집권 과정에서 내부 파벌 싸움을 일으키며 조직에 큰 상처를 남기고 퇴진했다. 김석동 당시 금융위원장이 “당국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을 정도였다. 우리금융 손태승 전 회장은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지만, 친인척에게 500억 원대 불법 대출을 한 의혹을 받아 재판에 넘겨졌고 조직 내 혼란을 낳았다. 제왕적 회장은 기업 경영에 혼란을 낳고 조직문화도 경직시킨다. 한 금융지주에선 김장철마다 회장님 댁에 주요 임원들 부인들이 모여 김치를 담그는 행사가 있다고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본인은 물론 배우자까지 잘 참여해야 인사철을 무사히 넘길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손쉬운 연임은 막아야 한다. 다만 그렇다고 연임 횟수를 법으로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최선의 해법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장기 집권에 따른 폐해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영 성과나 리더십이 우수하더라도 재임 기간만으로 회장의 거취를 결정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임기 제한은 오히려 단기 성과주의를 낳을 수도 있다. 최근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사 16곳에서 10만여 건의 정보가 유출된 사태는 금융권의 단기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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