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정윤철]신체는 28.9세 ‘불혹’ 호날두… 4시간씩 구슬땀 흘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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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철 스포츠부 차장

정윤철 스포츠부 차장
세계적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포르투갈)로부터 “우리 집에서 같이 밥 먹을래?”라는 초대를 받으면 먼저 이런 생각이 들 것 같다. 식탁을 가득 채운 산해진미 중 뭘 먼저 먹어야 할까.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1면을 장식하기도 하는 일부 스타 선수들처럼 성대한 파티를 열진 않을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호날두와 함께 뛰었던 파트리스 에브라(44·프랑스)의 말을 들어보면 기대감은 물거품이 된다. “호날두가 식사 초대를 해서 그의 집에 가봤다. 닭가슴살과 샐러드만 주더라. 주스도 없어서 물만 마셨다.”

퍽퍽한 닭가슴살로 배를 채운 에브라에게 호날두가 건넨 말은 “이제 마당에 가서 공을 차자”였다고 한다. 한 영국 방송에서 이 일화를 소개한 에브라는 영 시원찮은 손님 대접을 불평하는 대신에 “이런 생활 방식이 호날두를 스타로 만든 것”이라며 치켜세웠다. 더 먹고 싶고, 더 놀고 싶은 욕망을 꾹꾹 참아내는 게 호날두의 정체성이란 얘기다.

포르투갈 언론에 따르면 심박수 등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측정한 호날두의 올해 신체 나이는 28.9세다. 고단백·고영양 식단에 대한 지독한 고집과 일주일에 다섯 번씩 4시간 이상 피트니스센터에서 고강도 개인 훈련을 하는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다.

프로축구 선수의 평균 은퇴 나이는 35세라지만 호날두는 불혹에도 뜨거운 발끝을 자랑한다. 그는 지난 시즌 알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에서 35골(41경기)을 터뜨렸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도 여전히 주전으로 뛰고 있는 그는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에선 8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가장 중요한 골은 다음 경기에 넣게 될 골”이라는 미래지향적 사고는 호날두를 계속 뛰게 하는 동력이다. 지난해 호날두가 밝힌 앞으로의 꿈은 개인 통산 1000골을 달성하는 것이다. 통산 938골을 기록 중인 그에겐 62골이 남았다.

미국프로농구(NBA)의 ‘킹’ 르브론 제임스(41·LA 레이커스)의 ‘롱런’ 비결도 비슷하다. 그는 개인 트레이너 고용과 체력 회복 장비 구입 등 몸 관리를 위해 매년 비시즌마다 20억 원 넘게 투자한다. 신인 시절 햄버거와 피자를 좋아했던 제임스지만 20대 중반부터는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 NBA 파이널 우승을 4번 차지했고, 통산 최다 득점 기록(4만2184점)을 보유한 그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이유 중 하나는 아들과 함께 코트를 누비겠다는 꿈 때문이었다. 지난해 장남 브로니(21)가 레이커스에 입단하면서 제임스는 NBA 최초로 ‘부자(父子) 동반 출전’ 기록을 남겼다. 또 하나의 우승 반지를 노리는 제임스는 NBA 역대 최다인 23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생물학적 나이는 떠나야 할 때를 결정하는 절대적 요소일까. 호날두와 제임스에게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GOAT(the Greatest Of All Time·역사상 최고 선수)’를 향한 레이스에서 또래 선수들이 하나둘씩 이탈했지만, 호날두와 제임스는 지금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마치 시간을 거스를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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