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3일(현지시간) 6% 이상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충격에 더해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가 깜짝 증산을 결정하면서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물은 전거래일보다 6.42% 하락한 배럴 당 70.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도 배럴당 전거래일보다 6.64% 내린 66.95달러에 마감했다. 각각 2022년 8월과 7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시장은 전날 발표된 미국의 대규모 수입 관세 조치가 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관세를 미국 소비자와 기업 등이 부담하게 되고 이로 인한 소비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타마스 바르가 PVM 애널리스트는 "보복(관세) 조치는 시간문제이며 시장 반응을 보면 경기 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공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UBS는 전날 유가 전망치를 2025~2026년 평균 배럴당 72달러로, 기존보다 3달러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각국이 보복 관세를 예고한 만큼 단기적으로 유가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4% 가량 하락하고 있던 유가는 OPEC+의 증산 소식에 낙폭이 확대됐다. OPEC+는 이날 장관급 회의에서 기존에 계획했던 하루 13만5000배럴 증산을 하루 41만1000배럴로 확대하기로 했다. 6~7월 예정된 증산을 한번에 시행한 것이다. OPEC+는 "시장 펀더멘털이 지속적으로 건전하고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점진적인 증산은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일시 중단되거나 반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620만 배럴 증가해 시장 예상치(210만 배럴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정제유 재고 증가 역시 수요 둔화 우려를 자극하며 유가 하락세에 힘을 보탰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