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운용사 실태조사
초반 돌풍 삼전닉스 레버리지
중소증권사 매수·매도량 같아
자전성 거래 논란 급속 확산
당국 "운용이슈 면밀 점검"
삼성운용 "자전거래 불가능
거래량 많다고 비판은 부당"
국내 자본시장에서 처음 선보인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출시와 동시에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자산운용사 간 초기 주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과정에서 유동성 공급 단계의 인위적인 거래량 부풀리기, 이른바 '자전성 거래' 의혹까지 수면으로 떠올랐다.
시장의 눈길은 상장 첫날 특정 ETF 상품에 집중된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유동성공급자(LP) 거래 방식을 향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가 레버리지 ETF에서는 막대한 거래량을 기록했지만, 기초자산인 주식 현물 시장에서는 매매에 적극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매수·매도 수량을 똑같이 맞추며 거래량을 늘렸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이뤄진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LP 거래에서 SK증권과 하나증권의 매매 흐름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SK증권은 해당 ETF를 1382만좌(3342억원어치) 매도하는 동시에 1377만좌(333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매도·매수 비중은 모두 17%다. 하나증권 역시 매도 838만좌(10%), 매수 843만좌(10%)로 거래량이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이 실제 삼성전자 본주를 거래한 비중은 0.2~2% 수준에 불과했다.
이러한 현상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서도 관찰됐다. 유안타증권은 이 상품을 2349만좌 매도하고 2149만좌를 매수하며 각각 14~15%의 거래 비중을 차지했다. LS증권도 매도 1544만좌(10%), 매수 1299만좌(9%)로 매매 균형을 맞췄다. 이들 역시 SK하이닉스 본주 거래 비중은 고작 2% 내외에 그쳤다. 투자자들이 보수·브랜드뿐만 아니라 거래량 자체를 상품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 만큼, 초기 유동성 확보 싸움이 과당 경쟁으로 번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상장 이튿날인 28일에도 KODEX 독주 체제가 이어졌지만 시장은 다소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신중론이 대두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여러 LP가 동시다발적으로 호가를 대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체 거래량이 많아진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단순히 특정 상품의 거래량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이유만으로 KODEX만 타깃이 돼 의혹의 눈초리를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실태 조사에 나섰다. 만약 위법 소지가 파악되면 불공정거래 조사로 이어지고, 이후에는 자본시장법상 시세 조종 또는 부정 거래 적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경우 복수의 LP가 사전 협의 아래 거래를 주고받은 통정매매인지, 동일 LP 또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귀속 주체가 권리 이전 목적 없이 체결만 일으킨 가장매매인지가 규명돼야 한다. 운용사가 단순한 유동성 확보 요청을 넘어 거래량이 실제 투자자 수요에 의해 형성된 것처럼 보이도록 반복매매를 지시·공모·방조한 정황이 확인되면 운용사 측 책임 여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자본시장법은 시세 조종·부정 거래 위반 행위에 대해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회피손실액의 4배 이상 6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 등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을 운용 구조상 이슈로 판단하고 실태 파악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도에 허점이 있다기보다 운용상 이슈"라고 전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관련 과당 경쟁 우려에 대해서도 "그런 이슈가 계속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실무적으로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섭 기자 /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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