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법인에서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으로 변경했다.
공정위는 29일 쿠팡 법인으로 돼 있던 쿠팡의 동일인을 자연인 김 의장으로 변경해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공정위가 쿠팡의 동일인을 변경한 것은 회사가 2021년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이후 처음이다.
공정위는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쿠팡Inc 부사장이 국내 경영에 사실상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이번 동일인 변경의 근거로 들었다. 동일인 지정 규정은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보는 기본 원칙 아래 자연인이 아닌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예외 조건’을 두고 있다.
예외 조건은 △동일인을 자연인으로 보든 법인으로 보든 기업집단의 범위가 동일하고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이 최상단 회사를 제외한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으며 △해당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거나 임원으로 재직하는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자연인 및 친족과 국내 계열사 간 채무 보증이나 자금 대차가 없는 경우 등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현장점검 등을 통해 쿠팡이 세번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김 부사장이 "물류·배송 정책 관련 정기·수시 회의를 수백 회 이상 주최하고,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이사 등을 초대해 주간 업무실적을 점검하거나 물량 확대, 배송 정책 변경 등 개선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이에 대해 "쿠팡Inc는 한국 쿠팡 법인을 100% 소유하고, 한국 쿠팡도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100% 소유한 투명한 지배구조"라며 "김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편취 우려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쿠팡Inc는 미국 상장사로서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요구하는 특수관계자 공시 의무를 준수하는 등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한국 쿠팡 법인은 변함없이 동일인 지정의 예외조건을 충족해 왔다"며 이 같은 조치가 쿠팡에 대한 '이중 규제'라고 반박했다.
쿠팡은 7일 이내에 공정위에 이의제기를 진행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에 돌입할 방침이다. 앞서 쿠팡은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반박하면서 김 부사장에 대해 "쿠팡Inc 소속으로 파견되어 글로벌 물류효율 개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정거래법상 임원이 아니며, 유사한 직급의 구성원과 동일하게 쿠팡Inc 상장 주식을 일부 보유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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