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1만8000가구를 인허가받으려고 합니다. 지난해 물량의 두 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사진)은 14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공급부족론에 대응하기 위해 ‘구원투수’ 역할을 맡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김 사장은 3기 신도시 착공,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공급, 판교 스타트업 플래닛(제3판교테크노밸리) 등 굵직한 결실을 앞두고 있다. 김 사장이 목표로 잡은 주택 인허가 물량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착공한 경기 ‘광명 학온 공공주택지구’는 올해 분양이 이뤄진다. 김 사장은 “공사가 지연되지 않도록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공급 확대뿐 아니라 초기 분양가도 실질적으로 낮춰주겠다는 게 김 사장의 구상이다. GH는 내년까지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총 1만1000가구 규모의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공급을 확정할 방침이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초기 분양가의 10~30%만 내고, 나머지 지분은 최장 30년간 나눠서 적금 쌓듯 매입하는 구조다. GH는 매달 적립분에 GH 소유분에 대한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합쳐도 일반 주택담보대출로 샀을 때의 원리금 부담보다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한다. 김 사장은 “서울의 높은 집값 때문에 경기로 밀려 나오는 젊은 층의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명 학온 분양물량 1079가구 중 865가구가 지분적립형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에도 총괄사업관리자나 사업시행자로 뛰어들 수 있다고 했다. 김 사장은 “공공재건축으로 참여해 분담금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주민과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달리 지방공사에만 엄격한 규제 때문에 주택 공급 확대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때 LH는 주택도시기금으로부터 ‘자본금 출자’ 형태로 지원받지만 GH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보조금이 ‘부채’로 인식된다”며 “LH와 동일하게 자본금으로 간주해야 3기 신도시 등 국책사업과 주택 공급에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GH는 지방공사의 보조금이 자본으로 인식되면 공사채 발행으로 1만9000여 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김 사장은 올해 성남 제3판교테크노밸리 사업 착공하고, 부지 내 자족시설용지(7만㎡)에 계획한 판교 스타트업 플래닛의 민간사업자를 공모할 예정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의 업무시설에 고급 공공기숙사(1000가구)와 생활문화시설을 갖추고 대학 첨단학과를 유치해 인재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