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5년 연속 적자 행진…기업실적 악화·법인세율 인하에 세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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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4년 공공부문계정(잠정) 발표
공공부문, 작년 48.9조 적자…중앙정부는 76.5조 적자
반도체 등 기업실적 악화에 법인세 감소 영향 커
"정부 적자, 구조적 현상 아냐…기업실적·정부기조 변수"

  • 등록 2025-09-23 오후 12:00:00

    수정 2025-09-23 오후 12:00:0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정부와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이 지난해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기업실적 악화로 법인세 등 조세수입이 줄어든 탓이다. 수입이 늘어나는 속도가 지출 증가 속도에 못 미치며 정부의 적자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 컸다.

우리나라 공공부문이 5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 픽사베이)

정부, 5년째 적자 가계부…법인세 감소 직격타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사회보장기금)와 공기업을 합친 공공부문 수지(총수입-총지출)는 48조 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5년 연속 수입보다 지출이 많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래 가장 긴 적자 행진이다.

총수입은 1150조원으로 전년 대비 30조 8000억원(2.8%) 늘었으며, 총지출은 1198조 9000억원으로 30조 6000억원(2.6%) 증가했다.

(자료= 한국은행)

지난해 공공부문 적자폭은 전년(49조 1000억원 적자)과 비슷한 규모다. 일반정부 적자폭은 2023년 20조 8000억원에서 2024년 37조 5000억원으로 더 커졌지만, 비금융기업 적자폭이 35조 5000억원에서 16조 2000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 적자폭 확대를 면했다.

일반정부의 경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는 전년대비 21조 7000억원의 적자를 더 냈지만 사회보장기금 흑자가 5조 2000억원 늘면서 정부 전체 적자 규모를 다소나마 줄였다. 지난해 사회보장기금은 명목임금 상승으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납입액이 증가하면서 50조 1000억원 흑자를 내며 2007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현영 한은 경제통계2국 지출국민소득팀장은 “지난해의 경우 법인세 납부 기준이 되는 2023년의 기업 실적이 안 좋았기 때문에 조세 수입이 줄어들면서 일반 정부를 중심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법인세율 인하의 영향도 있었다”라며 “올해의 경우 정부가 지출 규모를 확대한다고 밝힌 점은 적자 확대 요인이지만, 법인세 등 조세수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부문이 5년 연속 적자를 지속한 기간 동안 처음 3년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부 지출이 크게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고, 최근 2년은 법인세 감소에 따른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적자가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우리나라 경제규모 대비 일반정부 수지 비율은 주요국들과 비교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수지 비율은 지난해 -1.5%(사회보장기금 제외 -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인 -4.8%를 웃돌았다. 이 비율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것은 총수입보다 총지출이 많은 적자 상태를 의미한다. 미국은 -7.6%, 영국은 -5.6%로 우리보다 적자 비율이 높았으며, 일본(-2.3%)과 유로존(-3.1%)은 우리보다 낮았다.

(자료= 한국은행)

원자재 가격 하락에 비금융공기업 적자 규모 축소

공기업 내에서는 비금융공기업은 적자규모가 축소된 반면, 금융공기업은 흑자 규모가 줄었다.

한국전력과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비금융공기업은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원재료비 등 지출이 줄면서 2023년 35조 500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6조 2000억원 적자로 적자폭이 줄었다. 한국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의 금융공기업은 법인세 납부 등 지출이 늘어나며 흑자 규모가 7조 8000억원에서 4조 8000억원으로 줄었다.

한편, 2023년 공공부문 적자 규모는 기존 46조 400억원에서 49조 1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9월 잠정치 추계 시 활용하지 못한 일반정부 및 공기업의 결산자료 등을 추가 반영하면서다. 총수입은 12조 5000억원, 총지출은 15조 2000억원 각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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