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드뷔시 열광한 日파도 그림…손자 도박 빚 갚으려고 그린 사연 [나를 그린 화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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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기자 utoori@mk.co.kr
입력 :  2024-12-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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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 여행을 가면 한 번쯤 찍는 인증샷이 있습니다. 바로 도톤보리에 있는 ‘글리코상’ 전광판 앞에서 만세를 한 채 찍는 사진입니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도톤보리에서 가야 할 필수 코스가 하나 더 있습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오사카 우키요에 미술관에 가는 것입니다. 이곳에선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판화를 직접 감상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빌려주는 돋보기로 그림을 확대해서 보는 것도 묘미입니다.

오사카 우키요에 미술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아마 가쓰시카 호쿠사이가 그린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일 겁니다.

가쓰시카 호쿠사이,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후가쿠 36경 연작)’, 1831

가쓰시카 호쿠사이,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후가쿠 36경 연작)’, 1831

높이 솟아오른 파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보입니다. 왼쪽에 있는 커다란 파도는 마치 발톱처럼 보입니다. 소용돌이치는 바다 위에는 뱃사공들이 탄 나무배 세 척이 있습니다. 파도가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에도 이들은 노를 열심히 젓고 있습니다. 먼 곳에선 눈 덮인 후지산이 작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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