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 한 알로 충분?…‘초저용량 3제’ 효과 세계 첫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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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혈압약과 혈압 측정기. 국내 연구진이 초저용량 3제 복합제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혈압약과 혈압 측정기. 국내 연구진이 초저용량 3제 복합제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고혈압약 3종을 초저용량으로 결합한 단일 복합제가 기존 단일제보다 우수한 혈압 조절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임상 3상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여러 약을 나눠 먹어야 하는 부담을 줄이면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확보해 고혈압 치료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보여줬다.

15일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성기철 교수와 동국대일산병원 순환기내과 이무용 교수 연구팀은 암로디핀(Amlodipine), 로사르탄(Losartan), 클로르탈리돈(Chlorthalidone)을 초저용량으로 조합한 단일 복합제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혈압은 국내 성인 3명 중 1명꼴로 앓고 있지만, 여러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치료 지속률이 낮은 질환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세 가지 약물을 각각 표준 용량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 한 알에 담았다.

이후 국내 20여 개 병원에서 수축기 혈압 140~180mmHg인 경증·중등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8주간 임상 3상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초저용량 3제 복합제는 대표적인 고혈압 치료제인 로사르탄 표준 용량 단일제보다 혈압 조절 효과가 유의하게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표준 치료제인 암로디핀 단일제와는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 왜 고혈압 치료는 ‘복합제’로 가나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고혈압 치료의 오랜 과제인 ‘효과’와 ‘복약 부담’을 동시에 개선할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최근 고혈압 치료 분야에서는 처음부터 여러 계열의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복합제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혈압을 보다 빠르게 조절하면서도 약물 용량을 낮춰 부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외 진료지침도 일부 환자군에서는 단일제보다 복합제 사용을 권고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고혈압 약물은 작용 기전에 따라 혈관을 확장하거나, 혈압을 높이는 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거나, 체내 나트륨과 수분 배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혈압을 낮춘다. 이번 복합제는 서로 다른 기전의 약물을 소량씩 조합해 효과는 유지하면서 부작용 위험은 낮추는 전략을 적용했다.

연구팀은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약물 투여 후 심각한 부작용을 보인 환자는 1% 미만이었으며, 칼슘채널차단제 계열 약물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다리 부종 등의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약물의 종류를 늘리기보다 여러 계열의 약물을 소량씩 조합하는 방식이 효과와 복약 편의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성기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저용량의 3가지 성분 복합제가 기존 표준 단일 약제와 비교해 효과가 우수하면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입증한 첫 임상 3상 연구”라며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정체된 고혈압 조절률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8주 동안 진행된 결과여서 실제 환자들이 수년간 복용했을 때도 같은 효과와 안전성이 유지되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장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가운데 하나인 미국심장학회지(JACC·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IF 22.3)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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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oi.org/10.1016/j.jacc.2025.12.028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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