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서 데뷔한 10년차 아이돌밴드
국내 밴드 최초로 서울 고척돔 매진
이틀간 3만8000 팬들 떼창·환호
‘해피’ ‘녹아내려요’ 등 차트 휩쓸고
대중문화예술상 장관 표창도 수상
군백기 마치고 밴드 최고 성과 이뤄
때로 구겨지고 찢어져도 ‘다시 넘겨볼 수 있는 한 페이지’가 될 청춘을 위한 찬가. 밴드 데이식스의 명곡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일 이틀간 3만8000명 관객의 떼창과 함께 울려 퍼졌다. 데뷔 10년 차인 이 밴드는 우리나라 밴드 중 처음으로 고척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기록의 한 페이지까지 장식했다.
21일 데이식스 스페셜 콘서트 ‘더 프레젠트’ 2회차 공연은 몸속까지 둥둥 울리는 밴드 사운드로 한겨울의 강추위를 날려버렸다. 이 팀은 K팝 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남성 밴드로, 아이돌 그룹과 록 밴드의 경계를 허물며 활동해왔다. 멤버 4명 모두 악기 연주뿐 아니라 보컬, 곡 작업에 능하고, 매력적 외모까지 갖춰 탄탄한 팬덤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군 복무를 위한 3년의 공백기 끝에 컴백하며 최고의 한 해를 만들었다. 신곡 ‘해피’ ‘웰컴 투 더 쇼’ ‘녹아내려요’ 등이 음원 차트 정상을 휩쓸며 ‘밴드 열풍’을 이끌었다. 역주행 대표곡 ‘예뻤어’(2017년),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2019)까지 사랑받았고, 대중문화계 최고 권위 정부 포상인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도 수상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서울내 아레나급(1회 2만석 전후) 공연장 중 최대 규모인 고척돔에 입성해 가요계 시선이 쏠렸다. 데이식스는 팬덤과의 유대를 다지는 특별 공연으로 꾸몄다. 데뷔 앨범 수록곡 ‘컬러즈’로 무대를 열고, 9년여의 여정을 돌아보는 곡들을 고루 섞어 3시간여 동안 총 30곡을 불렀다. 데뷔곡 ‘콩그래츄레이션즈’를 부를 땐 멤버 원필이 눈물을 보였다. 그는 “진짜 이런 날이 저희에게도 오네요”라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무대를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수십명 규모의 현악단으로 더 웅장한 소리도 만들었다. ‘예뻤어’ ‘아임 파인’ 등의 곡을 4인의 밴드와 바이올린·첼로 등이 어우러지게 편곡했다. 건반 담당 원필은 실내용 업라이트 피아노를 연주해 단정하고 따뜻한 음색을 들려줬다. 여기에 원필의 미성 보컬, 베이스 담당 영케이의 리드미컬한 연주와 쭉 뻗는 고음, 기타리스트 성진의 긁어내는 목소리, 에너지를 뿜어내는 도운의 드럼 연주까지 어우러져 열기를 더했다.
공연 중반부에 나온 흥겨운 노래 ‘행복한 날들이었다’ ‘댄스 댄스’ 등은 팬들 모두 일어서 따라 불렀다. 관객들의 ‘한 번 더!’ 외침에 즉석에서 같은 곡을 또 연주하는 풍경도 밴드 라이브만의 묘미였다. 멤버들은 팬들 요구에 맞춰 ‘어쩌다 보니’ ‘슛 미’ 등을 2회 연속 연주하며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데이식스는 4월까지 대만, 일본, 호주, 미국 등에서 월드 투어 공연을 이어간다. 멤버 영케이는 공연 말미에 팬들을 향해 “정말 뜻깊은 한해였다. 진짜 열심히 달려왔다”며 “이렇게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주셔서, 앞으로를 꿈꿀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사랑한다”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