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에 따른 고유가 기조 장기화에 대응해 정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버스·지하철 증편을 포함한 대중교통 총동원 체제를 주문했다. 에너지 위기 대응 차원에서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중심으로 교통 체계를 재편하겠다는 취지다.
26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중동 정세 악화로 자원안보위기 ‘경계’ 경보가 발령되면서 각 지자체에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 수립과 실적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 수급 불안과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송 부문 에너지 절감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는 특히 시내·광역버스와 지하철의 증차 및 집중 배차를 적극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 및 이동량이 비혼잡 시간의 2~3배에 달하는 만큼, 혼잡 시간대 수송력을 집중 확대해 승용차 수요를 대중교통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혼잡도 관리도 강화된다. 주요 노선과 시간대별 이용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안전 인력과 시설을 추가 투입하도록 했다. 대중교통 이용 증가에 따른 안전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승용차 이용 억제를 위한 규제도 병행된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하고 민간 부문에는 승용차 요일제·주차장 유료화·통근버스 운영·시차 출퇴근 등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참여 기업과 시설에는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공영주차장 요금 할인 등 인센티브도 확대한다.
정부는 대중교통 이용 확대를 위한 대국민 홍보도 병행할 방침이다. 자전거와 카풀 활성화, 대중교통 이용 장려 캠페인 등을 통해 전반적인 교통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 전환 지원과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 확대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최근 고유가 부담이 서민 생활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교통 부문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비상 대응’ 성격이 짙다. 국토부에 따르면 실제 수송 부문은 국내 석유 소비량의 약 32%를 차지하며, 이 가운데 도로 위에서 쓰이는 비중이 8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들은 이달 말까지 관련 계획과 초기 실적을 제출해야 하며, 이후 2주마다 추진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사실상 교통 운영 전반을 점검·관리하는 체계가 가동되는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교통 수요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중교통 중심 이동 체계를 통해 에너지 절감과 시민 불편 최소화를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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