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에 짓눌린 증시…증권가 "반도체주 유효, 항공주는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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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30 16:36 수정2026.03.30 16:36

고유가·고환율에 짓눌린 증시…증권가 "반도체주 유효, 항공주는 타격"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고(高)환율·고유가가 국내 증시를 짓누르는 분위기다. 이같은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기업을 투자 피난처로 눈여겨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고유가·고환율 장기화할 것”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15.33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월2일(60.75달러) 대비 약 91% 치솟은 가격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44% 오른 1515.7원으로 장을 마쳤다. 올초에 비하면 5.1% 높다.

증권업계에선 미국과 이란간 전쟁이 근시일 내에 끝나더라도 높은 유가와 환율 수준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타격한 여러 인근 국가 에너지 생산시설은 복구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달러 매수 수요가 늘어나면서 강달러 흐름도 이어지는 등 전쟁 후에도 당분간 후유증이 남을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게임사, 환율 오르면 이익 늘어

고환율 시기에 유리한 종목으로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고, 매출이 달러로 발생하는 기업들이 꼽힌다. 대표적인 게 엔터테인먼트·게임 기업이다. 이들 업종은 통상 핵심 비용인 인건비가 대부분 원화로 나간다. 반면 매출은 달러 등 외화로 발생하는 비중이 높다.

게임사의 경우 게임 판매가 스팀 등 PC 플랫폼이나 온라인 앱마켓에서 달러 기반으로 이뤄지고, 개발자 임금은 원화로 나가는 식이다. 엔터사는 아이돌그룹 등 핵심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정산이 대부분 원화로 나가는 반면, 미국 콘서트 수입은 달러화로 들어온다.

이같은 구조에선 매출이 동일해도 달러 가치가 높아질수록 기업의 실적이 오른다. 게임사 펄어비스는 “다른 변수가 동일할 경우, 달러 환율이 5% 오르면 자동적으로 세전 손익이 약 145억원 증가하는 구조”라고 했다. 이 기업은 전체 매출의 62.2%가 미주·유럽에서 발생한다.

이들 기업은 고유가 영향도 크게 받지 않는다. 게임·음원 등은 온라인으로 거래되서다. 경기 민감도가 낮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경기가 둔화하더라도 게임과 엔터 수요는 크게 줄지 않는다”며 “오히려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줄이는 대신 이들 섹터 소비를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주 "선방"…항공주는 타격 전망

방산과 조선도 고유가·고환율 시기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일단 무기나 선박 수주 대금을 대부분 달러로 받는다. 고유가 시기 산유국들이 국방·에너지 생산 여력을 늘리면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서재호 DB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방산업체 수출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세계적으로 국방비 확대 기조가 뚜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대표 수출주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도 투자 매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생산 과정에서 유틸리티(에너지) 비용과 물류비 부담이 늘었지만, 수요가 충분한 만큼 가격을 올려 대응할 수 있어서다.

반도체업종에서 유틸리티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6%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가격 전가 탄력성이 높은 게 특징”이라며 “전쟁 여파로 발생한 공급 병목 현상이 가격 전가 흐름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원가와 환율 부담이 수익성을 훼손하는 업종은 당분간 주가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다. 항공사가 대표적이다. 유가와 환율이 오르면 유류비, 항공기 부품·리스비 등이 오른다. 유류비는 항공사 전체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항목이다. 항공사는 대부분 비용을 달러로 결제한다. 여기에다 여행비 부담이 커지면서 여행 수요도 위축될 수 있다.

화학 업종 역시 부담이 크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업종은 액화석유가스(LPG)와 콘덴세이트 등 원료 공급이 감소하고, 유가는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다”며 “수익성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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