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고발에 그저 비난만…‘양극화·혐오’만 키운 대선후보들

2 days ago 8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권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신 TV 토론에서는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후보 간의 네거티브 공격으로 인해 심각한 비방전으로 전개되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지지층 결집을 위한 갈라치기 발언으로 치닫고 있다고 평가하며, 정치권의 자성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회원용

핵심 요약쏙은 회원용 콘텐츠입니다.

매일경제 최신 뉴스를 요약해서 빠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 2025 대선 레이스 ◆

“소통” 말한 지 20분도 안 돼 비방
정치 토론서 남은 건 ‘젓가락’ 발언

당장 내주 새 정부 들어서는데
탈출구 안 보이는 ‘정치 양극화’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국회사진기자단]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국회사진기자단]

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일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당장 내달 4일부터 새 정부가 들어설 예정이지만,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기대감보다 우려가 더 큰 분위기다. 상대 후보·정당을 향한 ‘네거티브(Negative) 공격’과 비방이 이번 선거에서도 여지없이 재현된 까닭이다.

지난 27일 밤 이뤄진 마지막 대선주자 TV 토론의 주제는 ‘정치’였다. 첫 주제로 ‘정치 양극화 해법’이 등장했을 때 후보들은 저마다 소통, 대화, 협치, 통합 등의 키워드를 제시하기 바빴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시간총량제 토론에서부터 12·3 비상계엄 사태와 사법리스크, 과거 발언 등을 놓고 비방이 오갔다. 토론이 시작된 지 20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토론은 당초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 정치 개혁과 개헌, 외교·안보 정책 등 3가지로 나뉘어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첫 세션부터 네거티브 공방이 이뤄지면서 개헌과 관련된 토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모두발언에서만 간간이 언급됐을 뿐 ‘제7공화국’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설명은 부재했다.

실시간으로 토론을 지켜본 유권자들의 뇌리에 가장 오래 남은 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의 ‘젓가락’ 발언이었다. 이는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이 특정 연예인을 대상으로 성희롱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는 차원에서 등장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정치분야 TV토론회가 열린 지난 2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정치분야 TV토론회가 열린 지난 2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해당 의혹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지난 2021년 제기한 것이었는데 민주당 선대위는 곧바로 “사실관계가 입증된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작년 10월 법원이 이재명 후보의 장남에게 유죄를 인정했다는 보도가 금세 나왔고, ‘젓가락’ 발언은 후보 간 공방 소재로 쓰였다.

민주당은 서울경찰청에 이준석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시민단체 등도 이준석 후보를 모욕,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등 혐의로 고발했고, 이에 이준석 후보는 무고로 맞서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힘도 여기에 가세했다. 토론회 이틀 뒤인 29일에는 부장검사 출신 주진우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이재명 가족비리 진상조사단’까지 출범시켰다. 이재명 후보 아들의 사생활 논란·의혹 등을 고리로 공격 범위를 후보 가족으로 확대, 부적절성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 등 국민의힘 인사들은 이재명 후보 장남을 향해 앞다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에서는 박경미 선대위 대변인이 “오물 같은 혐오 표현이 여과 없는 보도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고, 정치인들의 입을 통해 확대·재생산되면서 국민께서 2차, 3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맞섰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이틀째인 지난 30일 인천 부평구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이틀째인 지난 30일 인천 부평구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주요 정당이 선거 막판 지지층 결집을 위해 거친 언사를 서슴지 않는 ‘난타전’을 벌인다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막판 지지자 결집을 위한 갈라치기 발언들로 선거가 나흘 남은 상황에서 각 캠프의 설화 대결만 펼쳐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민의힘에 몸담았다는 한 관계자는 “그 시절에는 그래도 품격이 있었다. 국민께 송구스러운 줄 알아야 한다”면서도 “저쪽이 하니 우리도 (네거티브) 하자는 식이라 대선 때까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민간 싱크탱크인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지난 3월 발표한 ‘2025 양극화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양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더불어민주당 54.1%, 국민의힘 68.7%로 집계된 바 있다. 4년 전보다 각각 10.4%포인트, 20.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의 상대 정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93.5%, 94.6%를 각각 기록했다.

제삼지대의 한 정계 인사는 “한국전쟁 이후로 사회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시기가 아닐까”라며 “이번 대선을 계기로 양극화가 더 심해질까 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0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