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3년간 192학점 따야 졸업…수강신청땐 전공별 '권장과목'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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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학하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대학생이 수강 신청을 하듯 직접 과목을 선택하고, 학점을 채워야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춰 수업을 듣고 진로를 찾아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학생들이 갑자기 생긴 선택지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례도 많다. 교육부와 학교 현장의 조언을 들어 학생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정리했다.

고교 3년간 192학점 따야 졸업…수강신청땐 전공별 '권장과목' 체크

Q.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무엇인가.

졸업 요건이 달라진다. 기존에는 출석 일수만 채우면 졸업할 수 있었다. 이제는 3년간 최소 192학점 이상을 취득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출석률뿐만 아니라 성취 수준을 충족해야 한다. 성취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대면지도, 과제 등을 통해 보충 수업이 이뤄진다. 정상명 교육부 개정교육과정지원팀장은 “과거에는 ‘받아쓰기’를 제대로 하지 못해도 수업 일수만 채우면 졸업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기초 학력을 쌓아야 졸업할 수 있도록 학교가 책임지고 교육시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Q. 올해 입학하는 고1 신입생은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하나.

고1 시간표는 사실상 정해져 있다. 모든 학생이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공통과목’을 1학년 때 집중적으로 듣기 때문이다. 공통국어·수학·영어, 통합사회·과학, 한국사 등의 과목이다. 선택과목은 2학년 때부터 듣는다. 예를 들어 2학년 1학기에는 독서토론과 글쓰기, 인공지능 수학, 세계 문화와 영어 등 학교가 제공하는 선택과목 15개 중 5과목을 골라 수강하는 식이다.

Q. 학생들 입장에선 성적이 잘 나오는 수업만 선택하지 않을까.

학생들이 성적의 유불리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지 않도록 절대평가제인 ‘성취평가제’를 도입한다. 학생들을 성취 수준에 따라 A~E 단계로 나누고, 성취 수준이 40% 미만인 E 등급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최소 성취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미이수 처리된다. 다만 한국 대입 현실에서는 변별력 확보가 중요한 만큼 상대평가도 병기한다. 대신 과도한 경쟁을 막을 수 있도록 현행 내신 9등급제는 5등급제로 완화했다.

Q. 학교 간 수업 선택권 격차가 커지지 않을까.

그래서 보완책을 만들었다. 교사가 많지 않은 지역 소학교는 학생들이 원하는 선택 수업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어서다. 서로 다른 학교 학생들이 모여 함께 수업을 듣는 ‘공동교육과정’, 실시간 쌍방향 원격 수업을 진행하는 ‘온라인학교’, 지역 내 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하는 ‘학교 밖 교육’ 등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택할 수 있다.

Q. 대학 입시를 고려하면 어떤 과목을 골라야 할까.

어떤 과목을 이수했느냐가 대학 입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미 희망 학과를 결정했다면 각 대학 홈페이지에서 ‘전공 연계 교과 이수 권장과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의 경우 물리학Ⅱ와 미적분 과목을 핵심 권장과목으로, 확률과 통계·기하를 권장과목으로 제시한다. 송아영 전 아주대·인하대 입학사정관은 “물리학Ⅰ·Ⅱ는 선택하는 학생이 적고 난도가 높아 성적이 잘 안 나올 거란 생각에 고르지 않는 학생이 많다”며 “하지만 이런 이유로 선택하지 않으면 사실상 입학이 어려울 정도로 페널티를 받는 만큼 핵심 권장과목은 꼭 들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재연/이미경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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