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시계부터 재생크림까지”…외국인 관광객, 한국서 2조 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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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외국인 카드 소비가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은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의 고가 쇼핑과 글로벌 2030세대의 약국·패션·굿즈 소비가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스1

방한 외국인 카드 소비가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은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의 고가 쇼핑과 글로벌 2030세대의 약국·패션·굿즈 소비가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스1
지난달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소비액이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다. 중국인 관광객의 초고가 럭셔리 쇼핑이 전체 소비 증가를 이끈 가운데, 관광 소비가 단순 관광지 방문을 넘어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중심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1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소비액은 2조1222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국 관광 데이터랩의 외국인 카드 소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같은 달 1조2702억 원과 비교하면 67.1%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월간 카드 소비액이 2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가율도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회복세다. 중국인 관광객의 카드 소비액은 전년 동월 대비 214% 증가했다. 올해 3월 160%, 4월 194%에 이어 증가 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는 명품과 고가 상품군에서 두드러졌다. 시계·귀금속, 액세서리 등 럭셔리 품목 지출이 크게 늘었다. 서울 청담동에서는 시계·귀금속 매출이 전년 대비 135%, 액세서리 매출이 198% 증가했다.

고가 결제도 확인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시계·귀금속 업종의 건당 평균 결제액이 1215만 원에 달했으며, 주된 소비층은 중국인 관광객이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쇼핑업 소비가 전년 동월 대비 77.8%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운송업은 70.6%, 의료·웰니스업은 65.8%, 식음료업은 64.9% 증가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세부 업종에서는 약국 소비가 가장 크게 늘었다. 지난달 외국인 관광객의 약국 카드 소비는 1년 전보다 206.1% 증가했다. 장난감·오락기기 191.4%, 피부관리·마사지 153.9%, 백화점 89.2%, 면세점 87.6%, 액세서리 87.0%, 피부과 85.5%, 스포츠용품·의류 84.5% 등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는 초고가 명품에만 머물지 않았다. 글로벌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의 일상과 취향을 경험하는 소비도 확산했다. 약국, 피부관리, 패션, 캐릭터 굿즈 등이 대표적이다.

약국은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가장 빠르게 늘어난 업종이었다. 지난달 약국 카드 소비액은 1년 전보다 206% 증가했다. 피부과 시술을 받은 뒤 약국에서 재생크림 등 관련 제품을 구매하는 흐름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성수동 일대에서는 증가세가 특히 컸다. 서울 성동구 성수2가1동의 약국 소비는 전년 동월 대비 1만5249%, 성수2가3동은 2877% 늘었다. 부산 해운대구 우1동에서도 약국 소비가 1만2828% 증가해, 관련 소비가 서울 주요 상권을 넘어 지방 관광지로도 번지는 모습이다.

패션 소비도 외국인 지출 증가를 이끌었다. 스포츠용품·의류 소비는 전년 대비 84.5% 증가했다. 명동에서는 ‘나이키 바이 유’ 등 한국 한정판 커스텀 의류가 체험형 쇼핑 콘텐츠로 인기를 끌며 관련 소비가 162% 늘었다.

(서울=뉴스1)

(서울=뉴스1)

캐릭터 굿즈 소비도 두드러졌다. 장난감·오락기기 업종 소비는 전년 대비 191.4% 증가했다. 라인프렌즈와 협업 팝업스토어, 포켓몬 카드, 피규어 등 글로벌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한정판 상품 구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소비가 두 갈래로 뚜렷해지고 있다고 봤다. 중국인 관광객은 초고가 럭셔리 쇼핑을 주도하고, 글로벌 2030세대 관광객은 약국·패션·굿즈 등 라이프스타일 소비를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나아가 한국에서만 살 수 있거나 경험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방한 소비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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