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수사비리 근절 대책 발표
민간 중심 기구서 ‘이행 여부’ 조사… 경찰 가족 사건은 즉시 상부에 보고
국수본 직속 내부비리수사대 신설
장윤기 부실 수사 형사과장 구속영장


행안부는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에 불응하는 등 기존 수사팀에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검사가 경찰 수사팀 또는 경찰서의 변경을 요청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최초 수사팀에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그 대상을 넓히고 요청 권한을 명확히 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각계에서 잇따른,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는 지적을 의식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장윤기를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법정 형량이 더 강한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발표엔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권 강화를 위해 국가경찰위원회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국가경찰위원회에 민간 조사관이 중심이 되는 ‘경찰 수사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신설하고, 보완수사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를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권을 보장하는 실효적 수단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수사 준칙상 공소 시효가 임박할 경우 경찰이 검사와 반드시 협의해야 하는 사건은 선거 사건뿐인데, 이를 모든 사건으로 확대하는 협력 방안도 제시됐다.
● 가족 사건 피하고, 순환근무제 강화장윤기 수사팀이 현직 경찰인 장윤기 아버지와 유착한 점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대책이 나왔다. 먼저 피의자나 피해자가 같은 경찰서 소속 경찰관의 배우자나 (조)부모, (손)자녀인 경우 즉시 상부에 보고하게 한 상피제(相避制)다. 관할 시도경찰청은 해당 사건을 직접 수사하거나 다른 경찰서로 옮기게 하는 내용이다. 국가수사본부 직속으로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하는 안도 담겼다.
또 하나는 순환인사제 전면 도입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현재도 총경 이상은 1년 주기로 전국 인사를 하고, 경정은 1, 2년 주기로, 경감급은 보통 4, 5년 주기로 인사가 이뤄진다”라며 “인사 주기 등 순환인사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연고지 유착을 이유로 전국적인 순환인사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고 반발했다.
피의자나 피해자가 사건 처리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이를 심의하는 경찰수사심의위원회의 설치 근거는 예규에서 법으로 승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외부 전문가 인력 풀을 대폭 확대하고 구성 방식도 기존 시도경찰청장이 지정하던 것을 무작위 선발로 변경할 예정이다.
한편 장윤기 부실 수사 의혹을 조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16일 담당 형사과장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별수사단은 당시 수사팀장으로 구속 송치된 박모 경감(58)의 “윗선에서 (장윤기의 베트남 여성에 대한) 스토킹 사건과 (여고생 이채원 양에 대한) 살인 사건을 연결하지 못하게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하는 등 형사과장 등이 사건을 축소한 의혹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장윤기의 부친 장모 경감(56)에게 압수수색, 구속 계획 등 수사 정보를 알려준 혐의를 받는 당시 수사팀원도 이날 불러 조사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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