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령탑 구윤철…첫 시험대는 물가·집값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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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말 ‘세제개편안’부터 진두지휘
거래세·보유세 강화 나설지 주목
“부동산 세제 포함 전반적 검토”
물가안정에 AI 성장동력 마련도

  • 등록 2025-07-01 오전 5:00:00

    수정 2025-07-01 오전 5:00:00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새 정부 첫 경제사령탑으로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이 지명되면서 다음 달 세제 개편안을 시작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 방향성을 오롯이 담은 경제정책이 줄줄이 쏟아질 전망이다.

구윤철(60) 전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4월 22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확장적 재정 기조에서 양적 완화에 따른 물가와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을 누를 ‘묘책 찾기’가 구 후보자의 최대 과제로 손꼽힌다. 특히 과거 민주당 정부 시절 집값 상승을 경험한 탓에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반면교사 삼기 위한 강력한 정책이 세제 개편안에 담길지가 관심사다.

세법 대수술 메스 쥘 구윤철…부동산세제 관심

30일 관가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당장 다음 달 말 이 대통령의 공약 사항 등을 반영한 세제 개편안의 큰 그림을 그리는 키를 잡게 된다. 정권교체를 이룬 해 첫 세제 개편안인 만큼 정부의 경제 철학과 정책 방향은 물론 추진력이 강한 집권 1년 차에 과감한 개혁안이 담길 가능성 제기된다.

다만 인사청문회 일정상 세제 개편안 발표 시기가 8월 초로 순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을 접수한 날로부터 20일 이내 심사 또는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로 넘어가는 데 통상 2~4일 정도가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 후보자 임명까지 최대 24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번 세제 개편안에는 △월세 세액공제 대상자 소득 기준 상향·대상 주택 범위 확대 △자녀 수에 따른 신용카드 소득공제율·공제 한도 상향 △자녀세액공제 추가 확대 △부부 소득과 자녀 수를 고려한 가족친화적(미국식·프랑스식) 소득세 체계 개편 등이 반영될 전망이다. 다만 소득세 체계 개편은 이번엔 빠질 수 있다. 한해 세수 감소액만 최대 32조원(프랑스식 가족계수제)에 달해 정부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는데다 공론화가 필요한 사항이어서다.

정부 관계자는 “컨센서스가 필요한 가족친화적 소득세 체계 개편은 물리적 시간이나 기술적으로 이번 세제 개편안에 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목되는 건 부동산 세제다. 이 대통령이 후보시절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며 여러 차례 공언한 상황이지만 서울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불안정세가 계속된다면 부동산 세제 카드도 나올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이미 정부가 ‘대출 옥죄기’에 나섰지만 부동산 시장은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대출뿐만 아니라 세제와 공급정책까지 망라한 정책에도 쉽게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한편에서는 거래세·보유세를 강화하는 세제 정책이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세제 개편안에 담을 구체적인 법안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세제 등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물가잡기 총력…지속가능 재정 운용 방침도

구 후보자는 또 새정부경제정책방향(새경방)과 예산안 편성을 주도하는 한편 중기 재정운용 방향을 논의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도 준비해야 한다. 앞서 새 정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당시 ‘재정준칙 법제화 재검토’ 방침을 밝힌 만큼 이번 회의에선 확장적 재정 운용 기조 속 지속가능한 재정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앞서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는 재정이 경기 진작과 민생 안정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한 국면이어서 적극적인 재정운용이 요구된다”며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이번 새경방은 민생·경제회복이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 후보자는 앞서 지난 29일 오후 서울 예금보험공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장 국민이 매일 직면하는 생활 물가에 중점을 두겠다”며 “매일 사는 계란과 라면 등의 가격 안정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 내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누적된 인플레이션으로 물가 수준이 높아 가공식품·외식 등 국민의 체감도가 높은 생활물가는 더 부담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구 후보자는 자타공인 ‘인공지능(AI) 전도사’라는 별칭답게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성장 엔진 마련에도 힘을 쏟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그는 “진짜 성장을 위한 경제 대혁신을 추진하겠다”며 “AI 등 신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편, 구 후보자는 기재부의 예산 기능 분리와 금융 정책 부서 통합 등 조직 개편에도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기획재정부의 예산 기능을 분리하고, 기재부와 금융위원회에 나뉘어 있는 금융 정책 기능도 정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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