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상법·노조법 급물살에 “우려 넘어 참담한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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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7회 국회(임시회) 제1차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환노위는 이날 소위를 열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을 심사한다. 2025.7.28/뉴스1

김주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7회 국회(임시회) 제1차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환노위는 이날 소위를 열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을 심사한다. 2025.7.28/뉴스1

정권 교체 이후 각종 현안에 대해서 목소리를 낮추던 경제단체들이 더 세진 상법 개정안과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 처리가 급물살을 타면서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29일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 등 총 8개의 경제단체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국회의 상법·노란봉투법 개정 추진에 깊은 우려를 넘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8단체는 “국회가 기업활동을 옥죄는 규제 입법을 연이어 쏟아내는 것은 기업에 극도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관세 협상의 결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승자박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며 비판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이어 “국회는 지금이라도 우리 기업이 처한 어려움과 절박한 호소를 외면하지 말길 바란다”며 “기업들이 외부의 거센 파고를 넘는 데 전념할 수 있도록 부디 불필요한 규제를 거두고 개정안들을 철저히 국익 관점에서 신중하게 재검토해 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경제단체들은 앞선 3일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 당시엔 한 장짜리 입장문을 내는 등 비교적 조용하게 넘어갔으나, 더 세진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커지면서 격렬하게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지난 상법 개정안도 기업 경영에 부담이 크긴 했지만, 더 세진 상법개정안과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는 경영권마저 흔들리기 때문에 위기감이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이 확대될 경우 법 적용 대상인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의 상장사 204곳 중에서 24곳(11.8%)의 이사회 과반이 다른 주요 주주(지분 5% 이상) 연합에 넘어갈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0곳(39.2%)은 이사회의 3분의 1 이상이 주주 연합이 추천하는 이사로 채워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란봉투법 시행 시 국내총생산(GDP)이 10조 원 이상 손실이 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또, 기업들이 우려했던 법안들이 일제히 국회 통과를 앞두면서, 경제 단체들도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한 재계 관계자는 “지난 상법 개정할 때만 해도 집중 투표제나 감사위원 분리 선출이 제외되는 등 협상의 여지가 보였다”라며 “하지만 상법 개정 직후에 제외된 안을 즉각 포함해 더 세진 상법 개정안을 내놓고, 노란봉투법까지 밀어붙이기에 나서면서 기업들의 불안이 커진 상태”라고 했다.

국내 기업 관계자는 “지난 상법 개정안 때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3% 룰’ 도입 시에도 재계와 논의한다고 한 뒤 즉각 시행하더니, 노란봉투법 역시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정치권에서 상생을 걷어차고, 기업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데 말해서 뭐 하겠느냐”라며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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