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산불이 동해안 산불에서 올해 일어났던 '경북산불'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북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이 지금껏 역대 최악의 피해로 기록됐던 동해안 산불의 4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서다.
17일 각 지자체와 당국 등에 따르면 산림청을 포함한 정부 기관 합동 조사 결과, 경북 북부 5개 시군을 휩쓴 이번 경북산불 피해 규모는 9만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림청이 산불 진화 이후 그동안 이번 산불 영향 구역을 4만5157㏊라고 발표해 온 것과 비교할 때 2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이대로라면 '역대 최악' 산불 타이틀도 동해안 산불에서 경북산불로 바뀌게 된다.
산림청에 따르면 동해안 산불(강원 고성·강릉·삼척·동해·경북 울진)은 2000년 4월 7일부터 15일까지 이어졌으며 피해 면적만 2만3794㏊로 조사됐다. 피해액은 360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동해안 산불은 산림청이 1987년 산불 통계를 작성한 이후 역대 최악의 산불로 그동안 불렸다.
두 번째로 피해가 컸던 산불은 2022년 3월 4일부터 13일까지 이어진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이다. 당시 피해 면적만 1만6000여㏊로 파악됐다. 피해액은 9086억원으로 조사됐다.
동시에 진행된 강원 강릉·동해 산불은 피해 면적이 4190㏊로 역대 세 번째 규모의 피해로 남았다. 이 산불은 2022년 3월 5일∼11일까지 이어졌고, 당시 피해금액은 2100억원이었다.
네 번째로 큰 피해를 안긴 산불은 1996년 4월 23일부터 사흘간 계속된 강원 고성 산불이다.
피해 면적 3762㏊, 피해액 12억원이다.
또 2002년 4월 14일 발화해 하루 뒤 꺼진 충남 청양 산불은 다섯번째로 큰 피해를 남겼다. 피해 면적 3095㏊, 피해액 60억원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인접한 곳에서 동시 산불이 진행됐더라도 발화지가 여러 곳인 경우 개별 산불로 본다"며 "이번 경북 산불은 의성에서 시작해 인접 시·군으로 비화했기 때문에 하나의 산불로 피해 규모 등을 집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