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일부 전문가들 영역?…실수요자 '내 집 마련 수단'으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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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일부 전문가들 영역?…실수요자 '내 집 마련 수단'으로 떠올라

몇년 전까진 50대 이상 많아
최근 30대 비중 빠르게 늘어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요즘 경매시장을 들여다보면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 경매시장은 자금력을 갖춘 중장년층 투자자와 일부 전문가들의 시장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면서 시장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집합건물 임의경매 매수인의 연령별 구성에 변화가 나타났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50대 이상 투자자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30대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26년 월별 흐름에서도 30대 매수인은 1월 51명에서 4월 146명으로 약 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대는 33명에서 47명으로 약 29% 증가하는 데 그쳤고, 50대는 36명에서 37명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이 같은 변화는 일반 매매시장의 높은 진입장벽과 무관하지 않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대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원하는 지역의 아파트를 일반 매매로 매입하기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경매시장으로 실수요자들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30대는 투자 목적보다 실거주 목적이 강하다. 경매가 더 이상 투자자만의 시장이 아니라 내 집 마련의 또 다른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 가장 큰 차이다.

경매시장의 변화는 입찰 경쟁률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경매로 주택을 취득하면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서울 핵심 지역에 몰렸다. 이에 따라 경쟁률과 낙찰가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 보유세 인상 논의 등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진입 여건은 크게 악화됐다. 그 결과 투자수요는 위축됐고, 실수요자들만의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줄었다.

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파트 경매의 상당수는 담보권 실행에 따른 임의경매다. 이는 대출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사례가 많다는 의미다. 최근 금융당국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아파트 경매 물건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최근 몇 달간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반 매매시장 가격이 회복하면서 자금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경매에 넘어가기 전에 매매를 통해 처분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집값 상승은 전세를 활용한 갭투자보다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실수요 거래가 이끌고 있는 만큼 금리 부담이 다시 커질 경우 경매시장으로 유입되는 물건도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경매 수요자의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매시장의 변화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참여자가 젊어지고 있다. 둘째,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셋째, 금리 등 금융 환경 변화로 아파트 경매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경매는 더 이상 특수한 시장이 아니다. 내 집 마련 수요자라면 한 번쯤 고려해봐야 할 선택지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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