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로 번지는 전세난, 올초보다 매물 30% 급감

1 day ago 4

‘수요>공급’ 수급 불균형 영향에
서울發 전세 매물 품귀 두드러져
광명시 85%-구리시 73%나 감소
입주물량 적어 한동안 지속될 듯

2072채 규모의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래미안자이’. 대단지임에도 전세 매물은 19일 기준 단 2건만 나와 있다. 특히 신혼부부가 많이 찾는 전용면적 59㎡는 한 건도 없었다. 인근 하안동 ‘e편한세상센트레빌’ 역시 2815채 규모 대단지인데도 전세 매물이 3건뿐이었다. 이 일대 준공 20년을 넘지 않은 아파트들은 상황이 대부분 비슷했다. 인근 공인중개사 김모 씨는 “철산래미안자이의 경우 전용 59㎡는 몇 달간 한 건도 안 나왔고, 84㎡도 올해 10건도 채 안 됐던 것 같다”며 “세입자들이 움직이지 않으려 해 서울이고 경기고 전세 물건 자체가 잘 안 나온다”고 전했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 구리시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하철 8호선 장자호수공원역 인근 구리시 교문동과 수택동 일원에 10개 단지 5924채가 몰려 있지만 이 중 전세 매물은 6건에 그쳤다. 전세 매물이 하나도 없는 단지도 5곳이었다. 올해 3월 준공된 인창동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도 1180채 규모지만 이날 전세 매물은 3건, 월세는 6건뿐이었다. 인근 공인중개사 이모 씨는 “서울 전세난 여파로 세입자들이 구리로 넘어오는데 여기도 전세 매물이 바닥나서 남양주까지 알아보러 간다”며 “서울 전세 대신 구리에서 집을 매매하는 수요가 많았는데, 지금은 올해 초보다 매매가가 1억 원 이상 올라 그나마도 쉽지 않다”고 했다.

서울 전월세 매물이 급감한 가운데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에서도 전세 매물 품귀 등으로 인한 전세난이 확산되고 있다. 신축 공급과 신규 전세 매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 이주 수요는 늘어나며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부동산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경기 아파트 전세 매물은 올해 1월 1일 1만7745건에서 이날 1만2366건으로 30.4% 줄어들었다. 특히 경기 광명시는 1716건에서 258건으로 85% 감소하며 전국 시구군 중 가장 가파르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구리시는 243건에서 65건으로 73.3% 감소했다.

매물 감소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경기는 2022∼2023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로 신축 공급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실거주 의무 강화로 주거 여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서울의 전월세난을 피해 경기로 이주하는 수요에다 지역에 따라서는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겹친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4.7로 2021년 10월(122)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경기 아파트 월세수급지수도 105.6으로 2021년 10월(117) 이후 최고치였다. 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다. 경기 아파트 전세 가격은 올해 들어 3.83% 오르며 전년 같은 기간 상승률(0.44%)보다 8.7배 높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축 입주 물량이 적어 전세난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경기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6만2589채로 전년(7만4760채) 대비 16.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직전 5년(2021∼2025년) 평균 물량인 13만7263채의 절반 수준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경기 전세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하면 매매가까지 자극할 수 있어 실거주자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