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서울 편입’ 추진 구리시에 GH 이전 중단 강경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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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공모 통해 GH 구리 이전 결정
토평동에 지하3층, 지상19층 3만㎡ 규모
2023년 구리시 서울 편입 나서자
“경기 기관 유치하며 서울 편입 앞뒤 안 맞아”
남양주까지 재검토 요구 나서며 논란

GH 구리 본사 조감도. GH 제공

GH 구리 본사 조감도. GH 제공
경기도가 경기주택도시공사(GH) 본사의 구리시 이전을 중단하기로 했다. 구리시가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불거진 서울시 편입 의지를 여전히 굽히지 않자, 경기도가 GH 이전을 압박 카드로 꺼내 들었다.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백경현 구리시장은 GH 이전과 서울 편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며 “GH 구리 이전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전면 중단한다”라고 했다. 자본금 1조7000억 원이 넘고, 1년 매출이 1조 원에 달하는 경기도의 ‘알짜공기업’ GH의 구리시 이전이 실제로 백지화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 GH 이전…연간 80억 원 세수 증대 효과

GH의 구리 이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있던 2021년 공모를 통해 결정했다. 지난해 9월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는 ‘경기 북부 대개조 프로젝트’ 기자회견에서 “북부 주민과 약속한 산하기관 이전을 계획대로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말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GH 이전 부지 용도를 변경하는 안건을 경기도의회 동의 조건으로 의결했다.

GH 본사 이전이 예정된 곳은 구리시 토평동(9600㎡)이다. 축구장(7130㎡) 면적보다 조금 넓은 크기로, 지하 3층 지상 19층의 건물에 전체 건축면적은 3만㎡ 규모다. 토평근린공원 일부를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고, 업무시설과 기숙사 등을 조성한다.

예정대로라면 내년까지 경영진과 주요부서 등 100여 명이 먼저 옮기고 2031년에는 이전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전에 필요한 예산은 4352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GH가 구리시로 옮겨가면 구리시는 연간 약 80억 원의 지방소득세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매년 약 1만5000명의 방문객이 찾아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었다.

● 구리 대신 남양주?…불붙은 GH 유치 경쟁이런 가운데 구리시가 서울시 편입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백경현 시장은 2023년 11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구리시의 서울 편입을 건의했다. 지난해 7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여론조사를 거쳐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서울 편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여러 차례 서울 편입 추진을 계속하면 ‘GH 이전을 백지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경기도의회까지 나서 입장문을 내고 ‘GH 이전 재검토’를 요구했다. 여기에 구리시와 인접한 남양주시가 가세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남양주시의회가 이달 10일 열린 임시회에서 ‘경기주택도시공사 북부 이전지 재검토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GH의 이전 지역을 남양주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기도는 GH가 경기도 산하기관인 데다 경기도의 균형 발전을 위해 옮기려던 것이라 구리시의 행정구역이 서울로 바뀌면 이전사업 명분 자체가 사라진다는 입장이다. 백 시장은 “서울 편입은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 시민 요구에 따라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효과를 분석하고 있을 뿐”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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